창원의 대규모 마산어시장은 축제 앞두고 손님 찾기 어려워
일부 소상공인 “정치권 논쟁거리로 삼기보다 과학적 근거 갖고 정보 전달해야”
중기부, 동행축제서 수산대전 추진 준비
일본이 24일 오후 1시께 후쿠시마 제 1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데 대해 소상공인들의 긴장감은 적지 않았다. 당장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후폭풍을 체감하긴 어렵더라도 소비자들의 우려 확산과 이로 인한 매출 감소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했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수산업 종사자와 관련 업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24일 일본 도쿄전력이 방류를 개시하기 직전 찾았던 서울 중구 중앙시장. 동대문시장ㆍ남대문시장과 함께 서울 3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이 곳에서 30년 넘게 횟집을 운영한 60대 A씨는 “정말 방류를 하겠나”라며 일본의 결정을 믿기 어려워 했다. A씨는 “오염수가 머물러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밥상 먹거리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며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이 많이 줄었다. 예년의 반의 반 수준이다. 방류 이후 더 떨어질 가능성은 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같은 시장에서 수산물을 팔아온 B씨는 “골치가 아프다. 업종을 바꿀까 고민도 했다”고 하소연 했다.
오염수로 인한 불안감은 관광객이 몰리는 지방의 대규모 수산시장에서 더 두드러졌다. 경남 창원 마산어시장은 당장 25~27일 마산어시장 축제를 앞두고 있는데도 손님의 발길이 벌써부터 뚝 끊겼다.
마산어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신상률 창원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 맘때면 전어철이라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사람이 없다”며 “당장 우리 바다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데도 후쿠시마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일본에서 수입하는 수산물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돔과 멍게에 대한 수요가 방류 후부터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소상공인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편한 속내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오염수 방류를 정치논쟁으로 끌고가 오염수 공포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야기한다는 쓴소리다. 신상률 회장은 “지금 오염수를 방류해도 5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정부나 지자체 정치권이 논쟁거리로 떠들며 공포감을 키우기보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정확한 주장을 펼쳐야 하는데 무작정 오염수 공포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특별법 제정에 대한 주장도 이어졌다. 신 회장은 “어민들의 시름이 깊다. 수산물 소비와 유통이 최근 크게 줄어 수산물이 남아돌아 어민과 유통업자들이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관련 업종의 경제적 피해를 감안해 이자를 낮추거나 지원 대상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금융지원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전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횟집을 운영하는 50대 C씨는 “소비자들 중에는 당장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오염수를 방류하면 우리 바다에 바로 직격탄이 온다는 식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런 우려가 확산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하면 소상공인, 수산업 종사 어민으로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며 “정부가 볼 때 그게 아니라면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전체 소상공인 전반에 얽힌 문제가 아닌 데다 관련 업종의 피해를 당장 예상하기도 어려워 집회 등 단체 움직임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9월 한 달 동안 진행하는 동행축제에서 해양수산부와 함께 하는 수산대전을 준비 중이다.
전날 이영 중기부 장관은 “전통시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던 온누리 상품권을 노량진 수산시장부터 시작해 수산시장에 점차 확대할 수 있게 판촉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이날 하루 방류량은 200∼210톤(t)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염수 방류는 30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방류 기간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