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항 위해 운하 주변에 대기 중인 선박 100척 이상
“크리스마스 앞두고 병목현상 심화할 수 있어”
파나마, 엘니뇨 영향으로 강수량 급감
올해 봄부터 이어진 역사상 최악의 가뭄이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연결하는 글로벌 주요 해외 관문인 파나마 운하를 강타했다.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대형 선박들이 운하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선박 통항 제한이 장기화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나마운하청(ACP)의 일리아 에스피노 부청장은 “일일 통항 선박 대수 제한이 최소 10개월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 총수는 하루 32척이다. 최대 흘수(물속에 잠긴 선체 깊이) 제한도 13.41m로 유지될 예정이다.
파나마 당국은 올해 초 통항 선박 제한을 시작했다.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이 몰려들면서 파나마 운하 주변에는 병목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이달 초 대기 중인 선박이 160척에 달하자 운하 당국은 하루 2개의 통항 슬롯을 추가로 개방하기도 했다. 이날 통항을 위해 운하 주변에 대기 중인 선박은 총 115척이었다.
물류비용 상승 압박이 지속하면서 선박 소유주는 화물을 줄이거나 대체 항로를 선택하기도 했다. 에스피노 ACP 부청장은 “통항 제한 연장에 따라 다음 우기 전까지 운하의 물을 가둬둘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크리스마스 물류 성수기를 앞두고 통항을 원하는 선박이 점점 늘고 있어서 병목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나마는 올해 엘니뇨(적도 인근 동태평양 수온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현상) 영향으로 강수량이 급감하면서 이례적인 가뭄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