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단체 “해외 매각 반대”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완주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전은 LX인터내셔널,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독일 하팍로이드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기대를 모았던 대기업들의 ‘깜짝 참전’은 없었고, 해외 기업으로 하파크로이트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HMM 인수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소 5조~6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매각에서는 인수후보자의 자금조달 능력이 최대 경쟁력으로 꼽힌다. IB업계에선 하파크로이트가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하는 보유 현금을 앞세워 여러 후보 중 최고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다섯 번째이자 독일 최대 해운사로 알려진 하팍로이드는 현재 18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수준의 운송 능력을 보유한 곳이다. HMM 인수 시 MSC, 머스크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해운사로 거듭날 수 있다. 두 회사가 합치면 운영 선박 341척에 시장 점유율이 10% 이상이 돼 1, 2위 업체인 MSC, 머스크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진다. 하파크로이트가 운영하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는 HMM도 가입돼 있다. 따라서 하파크로이트는 HMM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팍로이드가 자금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업계는 정부가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를 외국 자본에 넘길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국가 경제·안보를 위해 HMM의 해외 매각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독일 하팍로이드로의 인수를 반대하기도 했다. 양 단체는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며 “HMM 해외 매각 시 수출입 물류를 해외 선사에 의존해야 하고 국가적 비상사태 시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하팍로이드가 HMM을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자체만으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실사 과정에서 HMM 정보를 면밀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숏리스트(적격인수 후보) 선정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결합 승인 이슈 등에 대한 배점을 높여 외국계 선사의 본입찰 참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것이란 분위기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