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짧게”…갈피 못 잡는 증시, ‘단기 파킹상품’에 뭉칫돈

입력 2023-08-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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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MMF 설정액 추이 (출처=금융투자협회)

국내 증시에서 테마주 중심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자 갈 곳 잃은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 등 단기 ‘파킹형 상품’에 몰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MMF 설정액은 179조1669억 원으로, 연초(151조6091억 원) 대비 28조1578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 달 동안 12조 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개인 MMF 설정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15조 원을 넘기며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MMF는 만기가 1년 이내인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하루만 돈을 맡겨도 운용 실적에 따라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투자자들이 증시에 관망세를 보일 때 수요가 늘어난다.

미국 신용등급 하향, 중국 부동산 위기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증시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단기성 상품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초 2660선을 넘겼던 코스피는 10거래일여 만에 2500선이 깨졌다 다시 반등하는 등 변동성 높은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와 금리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만기가 짧은 단기채나 초단기금리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ETF에도 뭉칫돈이 몰린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25일 기준)은 ‘KODEX CD금리액티브’로, 이 기간 7039억 원이 순유입됐다.

이 ETF는 하루만 투자해도 CD 91일물의 하루 치 이자가 복리로 쌓여 대표적인 현금 파킹형 상품으로 꼽힌다.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추종하는 ‘TIGER KOFR금리액티브’도 5403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해당 상품 역시 매일 이자가 쌓여 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구조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처음에 예상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만기매칭(존속기한)형 ETF 중에서도 주로 만기가 가까운 상품들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해 12월 만기인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와 ‘KODEX 23-12국고채액티브’에는 각각 2228억 원, 175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밖에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1609억 원) △KTOP 단기금융채액티브(951억 원) 등도 순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금리와 단기채 ETF는 연초 이후 2% 초중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상황이지만 단기 자금 ETF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만기수익률(YTM)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만기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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