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한국경제인협회 고문은 여당을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치적 이해를 앞세운 윤심(尹心)을 따라가니까 대통령을 두고 ‘엄석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28일 인천국제공항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회의원 연찬회’ 특별강연에서 “대통령 철학이나 국정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자유는 과하거나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 대안을 내놓는 모습 없이 바로 윤심을 따라간다는 모습을 보인다”며 쓴소리를 뱉었다.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교실을 지배하던 ‘엄석대’를 윤 대통령에 비유하는 표현은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먼저 사용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대통령을 ‘엄석대’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엄핵관'으로 빗댄 바 있다.
그로부터 5개월여가 흐른 시점에 김 고문이 ‘윤 대통령이 엄석대로 보인 이유’에 대한 분석에 나선 것이다.
김 고문은 “자유주의자 선생님은 윤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의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부분에 권력의 막대기를 들고 바로잡겠다고 하는 것처럼 엄석대를 쫓아낼 때까지 엄석대를 두들겨 팬다”며 “적극적인 자유주의자는 공정한 질서를 만들어내고, 자유주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를 댈 때는 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엄석대를 쫓아낸 다음 반 아이들을 혼내고 ‘이제 됐다’ 싶으니까 그때부터 매를 멈추고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 그대로 뒀다”며 “두 달, 석 달이 지나니 아이들은 스스로 ‘이래선 안 되겠다’고 하는데, 아이들 스스로의 민주적 질서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