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는 올리브영 덕분에 매출 유지
SK, 자회사 실적부진에 발목 잡혀
“오늘 특별한 재료가 없었는데 주가가 2%나 올랐네요.” (주식 관련 커뮤니티 투자자 A씨)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1일 0.97%(800원) 오른 8만2900원에 마감했다. LG전자(1.12%), LG디스플레이(0.82%), LG생활건강(4.31%) 등 다른 그룹 주들도 같은 날 강세를 보였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LG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 가치가 부각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비상장 자회사 LG CNS를 두고 하는 말이다.
대신증권은 LG의 목표주가를 12만 원으로 기존보다 9.1% 올려 제시했다. 비상장 자회사인 LG CNS의 높아진 지분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LG CNS의 지분가치 상향, 영업 가치 산출 기준 연도 변경, 순차입금 감소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증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기업설명회(NDR)를 통해 안정적인 배당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과 비상장 자회사인 LG CNS와 LG 인공지능(AI) 연구원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실체스터 인베스터즈의 지분 확대 공시는 LG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에 대한 신뢰를 근거로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향후 배당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양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LG의 배당 수취액이 4980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 감소하면서 올해 주당배당금(DPS) 감소 우려가 있다”면서도 “상표권 수익 증가와 연결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배당의 안정적인 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는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에도 비상장사 CJ올리브영 덕에 체면을 유지했다. SK증권은 CJ에 대해 CJ올리브영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그룹 성장세를 견인했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9만5000원을 유지했다. CJ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5000억 원을 기록했다.
CJ 제일제당, 대한통운, CJ ENM 등 주요 상장 자회사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CJ 올리브영, CJ 푸드빌 등 비상장 자회사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 수준의 매출을 유지한 것이다. SK증권은 CJ의 하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CJ ENM의 흑자 전환, CJ CGV, CJ 제일제당의 실적 개선으로 상반기 대비 34.2%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LS그룹은 상장 자회사인 LS전선과 비철금속소재 기업 LS MnM(구 LS니꼬동제련)의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의 풍력 발전 케이블 사업과 LS MnM의 전기차(EV) 소재 사업을 높이 평가받으면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S에 대해 “자회사 사업의 성장으로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4조8821억 원, 영업이익 996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상향했다.
반면, 자회사가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SK는 비상장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 탓에 목표주가가 기존 28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에 대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4% 급감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목표가를 내려 잡았다.
이어 “에너지 가격 약세와 반도체 시황 악화 영향에 따라 거의 모든 자회사의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과 정제 마진 하락으로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06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SK바이오팜은 189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스퀘어는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