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91.3조 원 기록…전월보다 감소
“항구 정상화·유가 개선이 수입 증가에 도움”
“글로벌 수요 개선·경기 회복보다는 정책 지원 때문”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한 2849억 달러(약 380조 원)로 집계됐다. 로이터 설문조사에 따른 전문가 예상치인 9.2% 감소보다 호전됐으며, 6월(-12.4%)과 7월(-14.5%)보다도 나아졌다.
중국의 주요 교역국에 대한 수출은 전월보다 감소폭이 줄었지만 계속해서 위축됐다. 중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의 수출은 8월 전년 동월 대비 13.25% 줄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19.58%, 9.53% 감소했다.
8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7.3% 감소한 2165억 달러를 기록했다. 감소폭은 7월(12.4%)보다 줄었다. 앞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8월 수입이 9.0%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무역 수지는 683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806억 달러)과 시장 전망치보다는 낮았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중순 태풍 영향으로 항구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항구 정상화로 8월 무역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도 (전월 대비) 수입 증가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무역 지표가 완화했지만 글로벌 수요 증가나 국내 경기 회복보다는 정책적 지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5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통상 50 이하를 경기 위축으로 판단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부동산 침체 및 소비 위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하, 지방 정부 국채 발행을 비롯한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회복이 둔화하고 주택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팅 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한 달여 동안 많은 정책이 있었음에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간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부동산 침체와 부진한 정부 부양책을 이유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공식 성장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잡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