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2019년 시나리오는 더 큰 충격 경고
“달러 가치 7% 급등…주가는 급락”
2015년 위안화 쇼크 당시 S&P500 일주일 새 11% 폭락
일본은행, 중국발 리스크 점검 예정
웰스파고는 지난달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3년에 걸쳐 누적으로 12.5% 감소해도 미국의 2025년 GDP 성장률은 0.2%포인트(p) 하락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도 “중국의 실패가 세계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과거 주목받지 못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019년 연구 보고서를 제시하며 중국의 경기부진이 미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박했다.
4년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 8명은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보다 4%p 하락하는 시나리오를 연구했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게 돼 달러 가치가 7% 급등하고 장기물 국채 금리와 주식 가치가 모두 급락할 것이라는 게 연준이 내놓은 결말이었다. 특히 연준은 추후 미국 경제성장률도 1%p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면 4년 전 시나리오가 현재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1%와 4.5%로 제시했다. 올해의 경우 1분기 4.5%, 2분기 6.3%를 기록했다. 2분기 성적이 6%를 넘었지만, 시장 전망치인 7%보다 낮아 실망을 줬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성장률이 4.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경우 최근 3년 연속으로 5%를 밑돌게 된다. 이는 1976년 마오쩌둥 사망 이후 처음이다.
웡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가져올 충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역 자체가 아닌 위험심리”라며 “중국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면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달러 가치를 높여 결과적으로 글로벌 신용 조건이 빡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시나리오는 2015~2016년 중국에서 발생한 위안화 쇼크를 기반에 두고 있다. 당시 중국은 경기부진을 탈피하고자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했고, 이후 시장에서 자본이 대거 유출되면서 중국증시가 추락했다. 문제는 뉴욕증시 S&P500지수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11% 넘게 폭락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부동산 기업들의 신용 파탄으로 전 세계 채권자들이 중국 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일본도 중국의 경제 위기가 자국 경기회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은행(BOJ)이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중국발 리스크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일본 정부 고위 관리는 “중국은 끝났다”며 “그들은 결코 5% 성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