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니즈, 창업자 성착취 첫 공식 인정…사장 사임

입력 2023-09-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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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창업자에 의한 과거 연습생 등에 대한 성착취 사실을 인정했다. 책임을 지고 사임한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오른쪽) 전 사장과 자니즈 소속 아이돌 그룹 ‘소년대’ 출신의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후임 사장(왼쪽)이 사과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유명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이하 자니즈)의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사장이 과거 회사 창업자에 의해 벌어진 성폭력 문제를 사실로 인정한다며 사임했다고 7일 밝혔다.

후지시마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후지시마 사장은 창업자 고(故) 자니 기타가와의 조카이기도 하다.

후임 사장은 과거 자니즈 소속 아이돌 그룹 ‘소년대’ 멤버 출신의 연예인인 히가시야마 노리유키가 맡았다.

히가시야마 신임 사장은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와 “소문으로는 들었지만, 직접 피해를 들은 적은 없었다”면서도 “보고서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앞서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에 대한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자, 자니즈는 현황 파악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조사단을 꾸렸다. 조사단은 지난달 30일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성 착취가 반복됐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자니 기타가와는 1950년대 이후부터 사망하기 직전인 2010년대 중반까지 성폭력을 가했고, 피해자는 적어도 수백 명에 이른다는 증언이 여러 명에게서 나왔다.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 문제는 이미 1999년 주간지에 의해 보도되는 등 과거부터 공공연한 소문으로 떠돌았으나, 사회적으로 묵인됐다. 이후 영국 공영방송 BBC가 올해 3월 ‘일본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해당 기획사 출신 가수인 가우안 오카모토가 4월 직접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피해자 여러 명이 합세했고, 논란도 커졌다. 최근 일본 주요 언론 매체들은 ‘보도 기관으로서 부자연스러운 태도를 취했다’는 지적에 성명을 내고 비보도 책임을 인정,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 문제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한편, 자니 기타가와는 1962년 자니즈를 설립해 스마프, 아라시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냈다. 2019년 사망한 그는 생전에 다수의 동성 아이돌 지망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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