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영향 없겠지만 악재…결국 외국산 스마트폰 금지령"
삼성 스마트폰 피해 우려 속 시장점유율 2% 미만 '제한적'
애플, 12일 아이폰15 공개 앞둬…中 애국 소비 확산 우려
미중 갈등의 불씨가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으로 옮겨 붙으면서 한국 부품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LG이노텍,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화웨이의 7나노(㎚·1㎚=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로 촉발된 미국과의 갈등 2라운드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품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문은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중앙정부기관, 국영기업 등에 내린 '아이폰 사용 금지령'의 확산 여부다. 현재 공공기관 등으로 국한됐지만 중국이 미국에 맞서기 위해 자국 기업의 스마트폰 사용을 장려할 경우 아이폰의 판매가 크게 줄어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매출의 80% 이상이 애플에서 발생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도 애플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스마트폰 세계 최대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2억8500만 대로 추정했다. 애플은 2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오포, 비보, 아너 등 중국 기업을 제치고 현지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의 19%(약 99조 원)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반격이 공급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즉각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중 갈등 관계가 부품사들에 악재는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것은 결국 자국 기업을 키우기 위해 외국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며 "스마트폰 산업 전반에 영향력이 있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도 부품사들에 안 좋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이 자국 보호주의를 바탕으로 한 이른 바 '애국 소비' 분위기로 확산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다만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 미만인 만큼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 내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의 70~80%가 중저가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인 만큼 수익성에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고부가 하이엔드 제품의 판매량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폰 금지령의 피해가 막대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아이폰 금지령이) 공무원에 해당하는 얘기고 매출과 직결되는 민간 소비자들이 동참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편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 파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15 시리즈'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외 유명 정보기술(IT) 매체들에 따르면 아이폰15는 일반 모델과 플러스, 프로, 프로맥스 등 네 가지 제품으로 출시된다.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고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USB-C 타입의 충전 단자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는 역대 가장 얇은 베젤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10만~15만 원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3차 출시국에 포함돼 다음 달 중순께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