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4·3시리즈·4시리즈 등 매일 850대 생산
친환경, 전동화로 또 다른 한 세기 준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지역의 명소가 된 공장이 있다. 바로 BMW의 뮌헨 공장이다.
1922년 지어진 뮌헨 공장은 BMW 그룹의 가장 오래된 공장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페투엘링역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뮌헨 도심에 자리해 있다. 뮌헨 중심부에서 100년이 넘는 기간을 살아 숨 쉰 BMW 뮌헨 공장을 지난 5일(현지시간) 직접 방문했다.
뮌헨 공장 옆에는 자동차의 4실린더를 형상화한 것으로 유명한 BMW 본사와 BMW 뮤지엄, 차량 전시는 물론 다양한 브랜드 체험을 할 수 있는 BMW 벨트(Welt)가 자리하고 있다. 공장, 본사, 박물관, 체험 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뮌헨이 ‘BMW의 도시’임을 강조하는 듯하다.
뮌헨 공장은 1922년 모터사이클 생산을 위해 설립됐다. 이후 1928년 BMW가 ‘딕시’라는 차량을 생산하며 본격적으로 자동차 생산 라인을 갖춘 공장으로 거듭났다.
지어진 지 101년이 된 현재 뮌헨 공장에는 약 7000여 명의 직원이 매일 850대 가량의 차가 생산되며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 대 이상이다.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0시간이다. 생산 차종은 3시리즈 세단, 3시리즈 투어링, 4시리즈 그란 쿠페와 전기차 i4 등 비교적 작은 차급이다. 최근에는 하루 생산량의 절반 정도가 i4 모델이다.
차의 뼈대를 만드는 프레스샵에 들어서자 거대한 몰드가 눈에 들어왔다. 몰드는 차의 뼈대를 찍어낼 때 필요한 거푸집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는 하루 13만 개의 부품이 생산되며 뮌헨 공장 뿐만 아니라 딩골핑 공장, 로젠버그 공장 등에도 부품을 공급한다. 새로운 모델 출시로 몰드 등이 구형이 되면 다른 장소로 옮겨 부품을 생산하는 데 활용한다.
프레스샵 공정을 거친 금속 부품들은 바디샵에서 차체 조립 공정을 통해 자동차의 형태를 갖춘다. 전체적인 골격을 갖추기까지는 모든 부분을 로봇이 조립하지만 아웃사이드 프레임 등 작은 부품이 장착되는 곳에는 사람이 관여한다. 조립은 물론 프레임의 이상 여부도 로봇이 확인한다. 뮌헨 공장 전체에 있는 로봇 2000대 중 1500대가 바디샵에 있을 정도로 로봇의 중요도가 가장 높은 공간이다.
대부분의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는 만큼 혼류 생산에서 로봇이 스스로 제작 중인 차량을 구분하기 위해 QR코드를 활용한다. 로봇은 QR코드를 통해 차량을 구분하고, 해당 차량이 필요로 하는 공정을 진행한다.
다만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는 방식의 자동화를 택하지는 않았다.
이날 공장을 안내한 가이드 줄리아 프롬은 “로봇은 사람을 대체하는 역할이 아니라 서포트(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차에 색을 칠하는 도장 라인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입혀지는 투명 페인트인 ‘클리어 코트’를 칠하기 전까지 부품을 말리는 과정 없이도 도색을 진행할 수 있다. 색을 칠하고 말리는 단계를 최소화하며 불필요한 자원 낭비도 줄였다.
100년이 넘는 시간을 거치며 뮌헨의 명소로 거듭난 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갖는 의미도 특별하다. 직원 중에는 3대에 걸쳐 뮌헨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BMW 그룹은 뮌헨 공장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 뮌헨 공장의 운송 물류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완전히 없애고, 대륙간 운송 등 보다 먼 거리의 운송 과정에서도 배출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공장 자체도 친환경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령 i4 생산에는 지역 수력 발전소에서 직접 공급받은 친환경 에너지가 사용된다.
지금도 BMW의 가장 오래된 공장이지만 미래 모빌리티를 생산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BMW는 지난 2020년 2억 유로를 투자해 기존 생산 차종과 i4 생산 공정을 통합했다.
현재 공장 한편에는 2025년부터 양산될 ‘노이어 클라쎄’를 조립할 새로운 공장이 건설 중이다. BMW는 엔진 공장 등 전동화에 따라 필요 인력이 줄어드는 곳의 직원들을 다른 시설로 전환배치하는 등 인력 감축을 최소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