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일 무신사 대표이사가 최근 재택근무 폐지와 사내 어린이집 설치 철회 방침 등을 둘러싼 임직원들의 반발과 일련의 논란에 대해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11일 무신사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최근 어린이집 설치 계획했다가 철회한 것과 관련 9월 내에 영·유아 자녀가 있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위탁 보육’을 즉시 실시한다고 밝혔다.
무신사 앞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건립 중인 신사옥에 사내 어린이집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실수요 부족으로 건립을 철회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위탁 보육을 전면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이달 18일부터 영·유아 자녀를 둔 보육 수요가 있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즉시 위탁 보육 지원을 한다. 또 사회적 화두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임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적극 실천할 방침이다.
또한 재택근무 폐지 논란 등 근무제도 변경 이슈에 대해서도 무신사는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일단 재택근무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되 경제상황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최적의 성과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근무 형태를 고민하고 임직원과 소통할 방침이다. 또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오전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 제도는 변경없이 그대로 유지한다.
한문일 대표는 이번 이슈를 계기로 직원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겠다면서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무신사 임직원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며 “함께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컨센서스를 모으는 것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 임직원 분들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대표는 “회사 경영진을 대신해서 불필요한 우려를 만든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듯이 이번 일을 슬기롭게 해결해서 무신사 임직원들이 다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고 부연했다.
앞서 무신사는 최근 본지 단독 기사를 필두로, 재택근무에서 대면근무로 전환하는 근무제도 변경 등의 문제로 임직원들의 공분을 샀다.
최영준 무신사 CFO는 지난달 임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근무제도 변경과 사내 어린이집 설치 철회 방침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후폭풍이 특히 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내 어린이집) 설치 비용보다 (설치 미이행에 따른) 벌금(1억원 이하)이 더 싸서 이득”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임직원들의 분노를 샀다.
현행 영유아보호법 등에 따르면 상시 노동자 500명 이상인 기업은 사내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통상적으로 연 2회 매회 1억원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올해부터는 실태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업장도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무신사의 현재 직원은 1500명에 달한다. 회사 측은 사내 어린이집 설치·운영비용으로 연간 10억원 수준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최 CFO는 이런 논리로 이행강제금이나 과태료가 어린이집 설치비용보다 더 싸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이날 예고없이 사장 명의의 사내 공지를 언론에 알린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예고한 실태조사 등을 우려한 결과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