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강정된 유럽 오피스…“대형증권사, 해외부동산 위험노출도 커”

입력 2023-09-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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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무디스, 해외 상업용부동산(CRE) 리스크 웹세미나
대형증권사 9곳 투자잔액 11조7000억 원, 자기자본 대비 20.2%
전체 해외부동산 투자 중 오피스 비중 52%, 유럽이 50%로 높아
저금리 유동성 호황 끝나고 미매각 물량 급증…적극적 부담 관리

▲영국 런던 업무지구 모습 (연합뉴스)

저금리 시대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수익을 냈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손실 우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1일 한국신용평가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함께 '국내 증권·보험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웹세미나를 열고 3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 28곳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약 13조7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형 증권사 9곳의 투자 잔액은 11조7000억 원으로 중소형사(1조9000억 원)에 비해 10배 넘게 차이가 났다.

대형사들이 중소형 증권사보다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져(위험노출)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3조 원 미만 중소형사 19곳의 전체 자본 중 해외 부동산 비중은 10.2%지만, 대형사 9곳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20.2%로 두 배 수준이었다.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유럽 오피스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전체 해외부동산 투자 중 오피스 비중이 52%, 그중 유럽 비중이 50%로 가장 높았다.

특히 북미는 오피스와 숙박시설이 각각 2조2000억 원과 1조9000억 원으로 고르게 분산 투자한 반면, 유럽은 오피스 비중만 3조5000억 원으로 전체(4조5000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용도별로는 상업용 오피스에 52%(약 7조 원)로 가장 많이 투자했고, 이어서 숙박시설 16%(2조2000억 원), 주거용 10%(1조3000억 원) 순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2018년 이후 유럽 부동산 투자를 오피스 중심으로 확대했다. 저금리 시기에 우호적인 환율과 고유동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해외부동산 시장의 매력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금리인상을 겪으며 금융환경 변화와 투자심리 저하로 미매각 물량이 증가하면서 부실 우려도 부상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 오피스 환경 인증 중요 등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오피스 수요가 줄어든 점도 유효했다.

한신평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져는 우량 자산 중심 투자, 투자 분산도 제고 등 관리 가능한 위험 요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업체의 경우 적극적인 양적 부담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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