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 두 번째 檢 출석…“중대범죄 저지를 만큼 어리석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에 재차 출석하면서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 번 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22분쯤 수원지검에 도착해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면서 검사 수십 명,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해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한테 10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며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 제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경기)도지사가 직접 결재한 것이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 방북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신 보냈다는 내용이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는 제3자뇌물 혐의로 지난달 22일 입건됐다.
검찰은 이달 9일 이 대표를 불러 8시간에 걸쳐 조사한 바 있다. 이번 2차 조사에서는 핵심 문항만 추리는 등 속도감 있게 조사를 진행한 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