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의 꿈 엿보세요"…내달 13~14일 '정동야행'

입력 2023-09-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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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등 정동 역사시설 33곳 야간개방
주한 영국·캐나다 대사관 사전신청 투어

▲서울 중구는 다음 달 13~14일 이틀간 대한제국의 꿈을 정동으로 불러들인 '정동야행'을 개최한다. (자료제공=중구)

근대문화유산의 보고인 정동길 일대를 걸으며 가을밤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정동야행(貞洞夜行)’이 다음 달 13~14일 열린다. 올해 정동야행에서는 평소엔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주한 영국·캐나다 대사관도 사전신청을 통해 방문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도 기다리고 있다.

12일 서울 중구는 다음 달 13~14일 이틀간 대한제국의 꿈을 정동으로 불러들인 '정동야행'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동야행은 근대문화유산이 모인 정동길 일대를 야간시간대에 거닐며 가을밤을 느껴볼 수 있는 역사문화 테마축제다. 2015년 구가 시작한 정동야행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재 야행으로, 매년 20만 명 이상의 서울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으며 전국 곳곳에서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라는 콘셉트로 역사 속에서 근대화의 꿈이 모여들었던 중심지인 정동을 조명한다는 목표다. 이번 정동야행에서는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등 총 33여 개의 역사문화시설이 야간 개방된다.

행사는 △야화(정동 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공연)를 중심으로 △야로(정동 도보 해설 투어) △야사(덕수궁 돌담길 체험행사) △야설(거리 공연) △야경(정동 야간경관) △야식(먹거리) 등으로 진행된다. 축제의 문은 덕수궁 중화전 앞 고궁 음악회를 통해 웅장한 선율로 활짝 열 계획이다.

주한 영국·캐나다 대사관 방문 기회…“역사 문화 축제 풍성”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와 김길성 중구청장이 주한 영국대사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채빈 기자 chaebi@)

올해 정동야행에서는 평소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주한 영국·캐나다 대사관도 만나볼 수 있다. 구는 관람 인원 제한에 따라 이달 25일부터 사전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11일 사전 프레스 투어를 통해 방문한 덕수궁 돌담길 바로 옆에 있는 주한 영국 대사관은 서양식 건축물로 지어진 대사관저부터 시작해 사무동 건물, 유럽식 정원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서울 도심과는 다르게 유럽을 방문한 듯한 건물 내부와 영어 표기식 안내판들이 눈에 띄었다.

주한 영국대사관의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사무동 건물은 한국과 외교 업무가 늘어난 시기인 1992년 지어졌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당시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준공식에 참석했다”라며 “(건물 앞 내걸린 우크라이나 국기를 가리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 모든 영국대사관에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내걸려 있다”고 말했다.

1890년에 지어져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외교관 관저로 불리는 ‘영국 대사관저’도 살펴볼 수 있었다. 대사관저 안에는 손님들을 모시는 리셉션 홀부터 시작해 식사 장소, 정원 등의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크룩스 대사는 “영국 대사관저는 당시에도 상당히 비싼 가격에 매입했다”며 “관저를 오랜 시간 유지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웃음을 지었다.

대사관에 이어 둘러본 덕수궁 중명전과 정동제일교회에서도 대한제국의 역사를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증명전은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가져간 을사늑약이 체결된 곳이며, 정동제일교회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교회다.

강현섭 중구 도보탐방해설사는 “정동은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허브라고 볼 수 있다”라며 “근대 건축물의 출발점도 정동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구는 이번 정동야행을 위해 SNS 서포터즈 모집,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 창작시 공모전, 전국노래자랑 등을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해 시행하고 있다. 정동야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달 중 안내할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중구의 대표 축제 정동야행이 돌아왔다”라며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역사적 의미뿐만이 아니라 나를 관통하는 꿈도 만날 수 있는 만남을 넉넉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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