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기업 친화적 모임 출범으로 주목받은 ‘글로벌기업을 돕다’ 의원모임이 12일 ‘인수‧합병(M&A) 규제 개혁’을 주제로 다섯 번째 토론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과 함께 이날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M&A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면서 양쪽 날개 달기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글로벌 기업 모임이 주최한 ‘국내기업의 글로벌 100대 기업 도약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M&A 활성화 위한 규제 개혁 모색’ 토론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글로벌 100대 기업이 삼성과 현대차 2개뿐인 현실과 글로벌기업 육성 방안, 특히 M&A 활성화 방법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회에서는 M&A의 필요성과 국내에서의 한계 등이 지적됐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기업의 비유기적 성장이 일상화된 만큼 M&A를 통해 다양한 외부자원과 기업 간 협력을 얻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한국이 M&A에 비협조적인 금융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 지원책 등이 마련돼야 할 뿐 아니라 상호출자제한 집단 제도를 시장친화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M&A 활성화를 위한 조세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M&A 활성화에는 ‘명확한 전략‧수용적 문화‧금융, 법률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는 자사의 비주력사업을 사모펀드(PE)가 매수함으로써 해당 그룹은 주력 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파편화된 기업들을 통합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성장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 인수 관련 정보의 제한, 인수기회 평가 능력에 대한 자신감 부족, 인수 후 통합과정(PMI)에 대한 역량부족 등 국내 M&A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를 지적하며 M&A 전문성을 가진 PE 운용사 양성, 국내 주요 연기금과 PE 운용사의 공동투자 장려 등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M&A 활성화 정책도 제시됐다. 모임 공동대표이자 이날 토론을 주관한 김병욱 의원은 ‘국책은행 중심 해외 M&A 특별대출 프로그램, M&A 전용 펀드 조성, 조세지원, 자금 조달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글로벌 기업 지원을 위한 총리실 산하 전담 기구 설치’ 등을 제안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다. 민주당에서 적극적으로 친기업 정책을 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린 만큼 법안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 등 환경적 제약도 있는 상황이다.
의원모임 측에서는 구체적인 입법 성과까지 가는 건 어렵더라도, 다음 국회에서 보다 빨리 논의될 수 있도록 토론회에서 논의된 안들을 정리해 백서를 발간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한 의원모임 관계자는 “글로벌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주제로 그간의 내용을 정리해 백서를 발간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라며 “토론에서 제시되는 법안이 나온 것도 있고, 또 새로 발의해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 국회 상황이나 시기상 법안을 발의하더라도 발의에서 그칠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참석해 민주당이 글로벌기업 경쟁력 제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에서도 정책적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주시면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글로벌기업을 돕다 의원모임은 19일에도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토론회를 열고,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나아가는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