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같은 개각안을 발표하며 "(유 후보자는) 문화예술계에 오래 종사했고, 문체부 장관도 역임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이해와 식견뿐 아니라, 과거 장관직을 수행한 만큼 정책 역량도 갖춰 'K-컬쳐'의 도약과 글로벌 확산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통령실에서는 흔들림 없이 정책을 밀고 나가는 ‘조직 장악력’ 면에서 유 후보자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각 발표 자리에 참석한 유 후보자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 "AI나 챗봇의 등장으로 (문화 현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현장을 빨리 쫓아갈 수 있는 계획을 (진행)하고 청년 예술가 등 창조적인 일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기회가 부여되도록 더 신경을 쓰겠다"고도 했다.
중앙대학교를 졸업한 배우 출신 유 후보자는 국민 드라마로 사랑받은 ‘전원일기’(1980~2022)에 오래 출연하며 친숙한 이미지를 쌓았다. 드라마 ‘야망의 세월’(1990~1991)에서 과거 현대건설 대표였던 이 전 대통령 역을 맡아 연기했다.
MB와의 인연은 2002년 서울시장직 인수위원, 2007년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이어졌고 2008년 2월부터는 MB정부 문체부 장관으로 발탁돼 2011년 1월까지 약 3년간 장관직을 수행했다.
유 후보자는 장관직 퇴임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저작권법 개정으로 ‘음악 저작권’ 개념을 정립한 것, 올림픽공원 내 시설을 리모델링해 공연장을 건립한 것 등을 기억에 남는 성과로 꼽았다.
다만 장관 재직 시절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 주도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실행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만큼, 같은 기간 문체부 장관을 지낸 유 후보자에 대한 의구심도 따라붙은 상황이다. 지난 7월 문화체육특별보좌관에 임명될 당시 야당이 반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2008년 국정감사 당시 뱉은 막말로 오랫동안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이명박의 졸개’ 등의 날 선 언어로 비난하자 돌연 현장에 있던 언론사 촬영 기자들에게 비속어로 화풀이를 하면서 입길에 올랐다.
장관 퇴임 후인 2012년부터는 예술의전당 이사장을 지냈고, MB의 임기 끝나던 2013년 연극계로 돌아가 ’햄릿’, ‘파우스트’ 등 연극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MB와의 인연은 최근까지 긴밀하게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2018년 3월,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되던 2020년 11월 자택 앞에 나서 직접 배웅하는 등 각별히 보필했다. 지난해 12월 사면복권된 이 전 대통령은 올해 4월 유 후보자가 출연한 연극 ‘파우스트’를 관람하기도 했다.
◇약력
△1951년 전북 완주(72) △한성고 △중앙대 연극영화과 및 동대학원 △MBC 공채 탤런트 6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중앙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 상근특보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자문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 △예술의전당 이사장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