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청약열기가 뜨겁지만, 미분양 주택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새로 나온 단지들이 잘 팔려나가는 것과 달리 기존에 주인을 찾지 못한 곳들이 여전히 수요자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13일 국가통계포털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2099가구 까치 치솟았던 서울 미분양 주택 수는 3월 1084가구로 줄어든 뒤 1100가구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4월 1058가구까지 감소했었다가 5~6월 1100가구 이상으로 증가했고 7월 100가구가 줄면서 1081가구를 기록 중이다.
미분양 주택이 3월에 크게 줄어든 것은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에 성공한 영향이다. 둔촌주공은 2월 말 기준으로 899가구가 남아있었는데 무순위 청약을 통해 모두 주인을 찾았다.
자치구별로 보면 둔촌주공 효과가 있던 강동구와 일부를 제외하고 미분양 주택 수가 거의 그대로 거나 오히려 늘었다.
7월 말 현재 미분양 물량을 2월과 비교하면 강동구는 1156가구에서 218가구로 938가구 줄었고 구로구는 191가구에서 63가구로 128가구 감소했다. 마포구는 257구에서 164가구로 93가구 축소됐다.
구로구는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가 미분양 물량을 128가구에서 17가구로 줄였고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도 미분양 주택 수를 63가구에서 46가구로 낮췄다. 마포구는 '빌리브 디 에이블' 244가구였던 미분양을 164가구로 축소했고 '마포 더 클래시'는 무순위 청약으로 미분양을 해소했다.
반대로 강북구(200→246가구)와 강서구(129→203가구), 금천구(12→34가구)는 미분양 주택이 증가했다. 중구(2가구)와 광진구(3가구), 동대문구(52가구), 도봉구(60가구)는 2월과 7월의 수치가 같다. 용산구는 37가구에서 36가구로 1가구 줄었다.
강북구는 '칸타빌 수유 팰리스'가 미분양 수치를 낮췄지만 90가구 넘게 남았고 '한화 포레나 미아'도 여전히 미분양이 60가구 이상이다. 여기에 4월 청약을 진행한 '엘리프 미아역' 미분양 90가구가 더해졌다. 강서구는 '화곡 더리브 스카이'가 미분양을 20여 가구 줄였지만 '등촌지와인' 미분양 91가구가 추가됐다. 금천구는 2월에도 분양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솔리힐뉴포레' 미분양이 늘었고 동대문구와 도봉구 등도 연초 미분양 물량이 고스란히 남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단지 규모가 크고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데 둔촌주공의 경우 여기에 해당해 미분양이 모두 해소됐지만 다른 곳들은 대부분 선호도가 높지 않은 지역 또는 입지인 데다 규모도 작아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우 또는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분양 초기 수요자의 관심을 끌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분양 개시 후 시간이 흐를수록 수요자의 관심은 더욱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