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 살균 막걸리 개발 지연…수출 계획, 내년으로 연기
수출 전 국내 우선판매 계획…시점은 미정
지평주조 “신중하게 제품 개발 중”
지평막걸리로 유명한 지평주조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해외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수출용 제품인 살균 막걸리에 대한 개발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업계는 지평주조가 살균 막걸리를 처음 생산하는 업체인 만큼 상당 시일 동안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지평주조는 현재 막걸리 해외 수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막걸리 수출 시점도 당초 올해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수출용 제품인 살균 막걸리에 대한 제품 개발이 지연된 탓이다.
지평주조는 현재 페트 형태로 된 살균 막걸리 제품을 개발 중이다. 당초 캔 형태의 살균 막걸리 생산이 유력했는데 공정상의 이유 등으로 페트 형태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일단 페트 형태의 살균 막걸리 제품 개발을 마치고 국내 주류 시장에 우선 출시한 뒤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 살균 막걸리를 출시하는 시점은 현재로선 미정이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수출용 살균 막걸리 제품의 경우 고려해야할 것들 많아서 개발을 더 신중하게 하고 있다”면서 “국내에 먼저 살균 막걸리를 출시하고 그 다음에 해외로 나갈 예정인데 국내 출시 시점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아직 제품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살균 막걸리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평주조의 수출 목표도 틀어지게 됐다. 지평주조는 올해 5월 완공한 충남 천안공장을 통해 살균 막걸리를 생산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할 예정이었다. 이를 통해 3년 내 해외 매출 500만 달러를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지평주조의 천안공장은 대형 발효탱크를 도입해 기존 대비 생산량을 5배 확대한 최대 규모의 탁주 생산 시설이다.
특히 살균 막걸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까지 갖춰 완공 당시 지평주조의 글로벌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실제로 지평주조는 해외 시장 진출을 대비해 신규 기업 이미지(CI)도 공개하며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신규 CI에 한글 대신 영문 ‘지평 브루어리(Jipyeong Brewery)’를 적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는 지평주조가 살균 막걸리를 처음 생산하는 업체인 만큼 제품 개발에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살균 막걸리는 저온 살균 과정을 거치는 데 온도, 속도, 시간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제품 개발과 공정 안정화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주류업계 전망이다. 실제로 지평주조는 생막걸리 생산만을 해왔고 올해 완공한 천안공장에 살균 막걸리 생산 설비를 처음으로 들여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막걸리를 살균 처리하는 과정이 아주 어려운 고도의 기술은 아니지만 살균 라인을 처음 공장에 도입한 업체로서는 노하우가 없어 원하는 막걸리의 맛이 안 나올 수 있다”면서 “살균 처리 과정을 처음하다 보니 제품 개발 등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