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역전세난으로 인한 전세 기피 현상이 여전한 모양새다.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월세 가격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월세가격은 최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2013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10년간 서울에서 거래된 빌라 원룸 월세 거래 12만2819건을 분석한 결과 올해 평균 월세 상승률이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기준 평균 월세가격은 69만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월 56만 원 대비 24.3% 오른 수치다.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2022년도(5.7%)보다 약 4배 이상 높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013년 8월 49만 원에서 올해 같은 달 69만 원으로 4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중랑구가 2013년 44만 원에서 올해 79만 원으로 80.2%로 올라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강북구는 34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74.3%, 금천구는 45만 원에서 76만 원으로 68.5%, 동대문구는 45만 원에서 76만 원으로 67.8%, 용산구는 53만 원에서 87만 원으로 63.3% 각각 올랐다.
서울 빌라 원룸의 10년 새 평균 월세 상승률은 중소형 평수 주택(전용 33㎡ 초과 66㎡ 이하)보다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룸의 경우 2013년 8월 49만 원에서 올해 같은 달 69만 원으로 42.2% 상승했지만, 중형 평수 주택의 평균 월세는 63만 원에서 84만 원으로 33.5% 올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세사기 문제와 더불어 전셋값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월세 수요가 늘어 가격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빌라 뿐만 아니라 아파트 역시 여전히 월세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변동률은 2월(-0.53%) 이후 5월(-0.07%)까지 매달 하락 폭이 줄더니 6월 0.02% 상승 반전하고, 7월(0.04%) 오름폭을 키웠다.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24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4월 123만7000원→5월 124만 원→6월 124만4000원→7월 124만7000원 등 3개월 연속 올랐다.
아파트 역시 소형 평형에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7월 전용 40㎡ 이하 아파트 월세가격은 전월 대비 0.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른 면적 변동률(-0.08~0.07%)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이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장은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역전세난 이슈가 겹치며 올해 평균 월세 상승률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작은 평형일수록 월세가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거주자의 주거비 부담이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