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부동산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리츠주들의 부진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시장에선 위기설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의 PF 사업장 조정으로 당분간 상황이 더 나빠지진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올해 1월 26일 장중 고점 대비 약 29%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장중 저점 274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후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모습이다.
KB스타리츠는 올해 2월 8일 장중 고점 대비 27% 내렸다. 지난 8일 장중 3415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한 후 박스권에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형주인 SK리츠는 올해 1월 고점 대비 20% 가량 내렸다. 지난달 10일 장중 4170원으로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후 바닥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리츠도 1월초 고점 대비 22% 가량 하락한 후 부진이 계속 되고 있다.
리츠주 10개 종목을 담은 ‘KRX 리츠 TOP10 지수’는 올해 들어 7% 가량 하락했다. 지난달 9.8% 하락한 후 소폭 반등에 그친 모습이다. 리츠주와 인프라 종목 10개를 포함한 'KRX 리츠인프라 지수'도 올해 약 3.0% 내렸다.
최근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리츠주의 배당 매력이 하락한 여파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거둬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 및 지분에 투자해 발생한 이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말한다. 리츠는 간접투자로 높은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안전성이 높은 투자처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자비용이 늘면서 자금 조달 시 수익성 이 하락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 PF대출 부실 우려 커진 여파도 컸다. 부동산PF의 올해 2분기 기준 대출 잔액은 133조1000억 원으로 1분기 대비 1조5000억 원 증가했다. 연체율도 6월 말 기준 2.17%로 3월 말 2.01%보다 0.16%포인트 상승한 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으나 시장에선 당장 9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다들 안전한 투자건만 들어가려고 하는 분위기”라며 “대부분 사업이 멈춰있는 것들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분양이 되서 분양금으로 상환이 되든 브릿지론이나 계약금 대출이 PF로 넘어가서 그 대금으로 상환을 해야하는데 돌아가지 않고 멈춰 있다”며 “만기만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PF 사업장 조정과 규제 완화 등 조치에 나서는 만큼 당분간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거란 분석도나온다. 국토부는 ‘리츠 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통해 사전관리 중심의 감독체계 개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0년만에 민관합동PF 사업장 조정위원회를 가동키로 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공사비 급등으로 PF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지원이 이뤄질 거란 예측도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토부는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관 합동 PF 사업장의 조정 신청을 받는다”며 “금융위기 당시에도 4건의 대형 민관 합동 PF 사업의 조저이 이뤄진 만큼 조정위의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SK리츠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확인하면서 리스크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기업설명회서 3000억 유상증자 후 추가 유상증자가 없을 거란 입장을 내놨다. 또 강한 주주가치 증대 의지도 드러냈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측은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부산과 창원 주유소 매각에 따른 차익을 전액 특별배당으로 9월과 12월에 환원할 거라고 밝혔다”며 “과거와 같은 고 멀티플 부여는 어려울지라도 주가 하락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