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자리에 참석한 주연배우 강동원은 “천박사라는 캐릭터가 ‘전우치’나 ‘검사외전’의 중간 정도에 있는지라 자칫 잘못하면 조금 겹치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최대한 (과거 작품에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뼈대 있는 무당집 손자인 천박사(강동원)가 실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경(이솜)을 만나 지독한 악귀 범천(허준호)을 퇴치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날 공개된 작품에 따르면 영화는 퇴마라는 종교적 콘셉트에 무속이라는 동양적 개념을 뒤섞은 오락영화.
악귀 범천을 퇴치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솜, 이동휘, 김종수)의 활약이 더해진 퇴마 판타지물로 특수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등 시각적 볼거리를 매끄럽게 극대화했다.
'기생충'의 이정은과 박명훈이 특별출연하고 외유내강의 최근 흥행작 '밀수'에서 얼굴을 비춘 박정민, 박경혜 등의 모습도 반갑게 즐길 만 하다. 예상치 못한 순간 등장하는 블랙핑크 지수의 존재감도 작지 않다.
연출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이 맡았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김 감독은 “사람 몸을 옮겨 다니며 왔다 갔다 하는 령에 대한 호기심 많이 생겼고 이걸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연출 배경을 전했다.
또 “자칫 너무 판타지로 가면 유치할 수 있다는 얘기에 동의하는 만큼, 현실감을 기본으로 하되 한국영화 기술 스태프의 기술을 버무려 절충선을 찾았다”고 밝혔다.
일련의 호쾌한 퇴마 여정으로 마무리되는 작품 특성상, ‘천박사 퇴마연구소’라는 공통의 제목 아래 첫편 ‘설경의 비밀’의 뒤를 잇는 시리즈물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히 감지되는 작품이다.
김 감독은 “후속편은 관객이 선택을 해줘야 만드는 것이고, 제작사 외유내강이나 배우와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면서도 "혼자 생각은 많이 해봤다. (관객의) 선택을 받으면 즉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과 동시 개봉해 경쟁하게 된다.
강동원은 이 같은 상황에 “(송)강호 형, (하)정우 선배님과 같은 날 개봉하는 건 처음이고 같이 개봉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다양한 한국영화가 개봉하는 만큼 극장에 손님이 많아져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98분. 2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