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길’ 방송사업 대신 안정적 수입처 확보 초점
테마파크 잠재고객 7억 명 달해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테마파크, 체험 및 제품(Disney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DPEP)’ 부문에 600억 달러(약 80조 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전 10년의 지출과 비교했을 때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는 국내외 테마파크 확장과 크루즈선 추가 확보 등에 자금을 쓸 계획이다.
이미 일본 도쿄와 홍콩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중국 상하이에서는 ‘주토피아’를 테마로 한 놀이기구를 추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활용하지 않았던 더 많은 캐릭터를 앞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 테마파크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디즈니는 현재 전 세계 6개 도시에 12개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입장객 수 기준으로 전 세계 테마파크 상위 10개 중 7개를 디즈니가 소유하고 있으며 매년 방문객 수만 총 1억 명이 넘는다. 성장성도 충분하다. 디즈니 자체 조사에 따르면 영화를 보는 등 디즈니 콘텐츠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테마파크를 방문하지 않은 잠재고객은 전 세계에서 7억 명에 이른다. 크루즈 수도 늘려 디즈니 경제권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TV·방송 네트워크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테마파크와 크루즈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2분기 테마파크 부문 영업이익은 레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TV·방송 네트워크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하고,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가입자 감소로 적자를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디즈니는 현재 ABC방송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테마파크 사업 특성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이나 국제정세·거시경제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디즈니의 투자계획 소식이 전해진 후 회사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넘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