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소극적인 안내도 문제로
매년 사라지는 카드 포인트가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포인트는 현금화가 가능해 활용도가 높지만, 포인트 사용법과 사용처를 몰라 인지하지 못한채 소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포인트 소멸액은 한 해 평균 10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506억 원의 카드 포인트가 사라졌다.
포인트 소멸 규모도 증가 추세다. 2020년 981억 원이었던 것에서 2021년 1019억 원, 지난해에는 1059억 원까지 늘어났다.
회사별로는 지난해 기준 현대카드(215억)와 신한카드(213억)의 소멸포인트가 200억 원대를 넘었다. KB국민카드(149억), 삼성카드(143억)도 세자릿 대였고 이어 △우리카드(97억) △BC카드(71억) △롯데카드(43억) △하나카드(12억) 순이었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사용이 활발해지는 만큼 꾸준히 쌓이고 있다. 2019년 이후 포인트 발생액은 8개 카드사 기준 매년 3조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는 4조 1183억 원을 기록했다. 포인트 잔액도 매년 2조 원대를 유지 중이다.
2021년 카드사에 흩어져 있는 카드 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숨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됐다. 여신금융협회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 금감원 ‘파인’,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고객이 보유한 신용카드 포인트를 한 번에 조회하고 계좌 입금도 받을 수 있다.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3922억 원의 포인트가 현금화됐으나 여전히 매년 1000억 원 가량의 포인트가 사라지고 있다.
카드고릴라에서 실시한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하지 않는 이유’ 설문조사에 따르면 ‘포인트 사용법 및 사용처를 몰라서’(32.4%)가 1위를 차지했다.
카드 포인트는 현금화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카드사의 1포인트 가치는 현금 1원과 같다. 포인트 규모와 관계없이 1점부터 현금화할 수 있다. 포인트를 활용해 예·적금 및 펀드 등 금융상품 가입, 주식투자, 카드 대금과 세금 납부도 가능하지만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카드사는 포인트가 소멸되기 6~12개월 전부터 매월 카드이용대금명세서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소멸 예정 포인트와 시기를 안내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포인트 사용처의 감소와 소멸 포인트에 대한 카드사의 소극적인 안내를 지적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포인트를 사용하고 싶어도 카드사 전용 쇼핑몰 등 사용처가 제한돼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카드업계는 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하고 이용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령층을 포함한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는 전화를 통한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인트 소멸 사전고지 시점을 당기거나, 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할 예정”이며 “유효기간이 지난 포인트에 대해 기간을 연장하거나 대체 사용처 제공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