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직후 건물이 경매가 넘어간 상황에 대해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임차인 A 씨 등이 임대인 B 씨와 공인중개사 CㆍD 씨 및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보증금 반환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 씨 등은 2021년 11월 CㆍD 씨의 중개로 B 씨와 이 사건 건물 중 303호를 임대차보증금 7500만 원, 임대차 기간을 2021년 12월 9일부터 2023년 12월 8일로 하는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사건 건물 및 그 부지에 관해 2021년 12월 24일 강제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고, 이어 중복경매절차가 진행됐다. 이에 A 씨 등은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던 2022년 3월 8일 경매법원에 배당요구를 했지만, 배당받지 못했다.
이에 A 씨 등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일로부터 한 달도 안 돼 이 사건 경매절차가 진행됐다"며 "이에 원고들은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했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그 무렵 해지됐다. 따라서 B 씨는 원고들에게 임대차보증금 7500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B 씨와 CㆍD 씨는 곧 경매절차가 진행되리라는 것을 고지하지 않고 기망했으므로 공동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 씨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차보증금 75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CㆍD 씨는 원고들에게 권리관계에 관한 자료 확인의무 및 설명의무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해 원고들이 임대차보증금 7500만 원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및 CㆍD 씨의 책임을 손해액의 15%로 제한함이 타당하다"며 원고들에게 11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