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한중전에서 해외 소수 세력이 매크로와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앞으로 “국내에서도 친(親)민주당, 친북한, 친중국 세력들이 자기 이해관계에 맞춰 (여론을 왜곡할)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 의원은 4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북한에서 VPN을 통해서 한국 IP(인터넷 식별 번호)로 포털에 들어올 수 있다”면서 “포털 네이버나 다음, 카카오는 이런 시스템을 방어해야 하는데 방치하고 있다. 클릭 수가 많아질수록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중국의 남자축구 8강전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중국팀 응원클릭 비율이 91%에 달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한국팀 비율은 9%로 나타난 것과 현저히 차이가 났다.
방통위는 이날 현안 보고에서 해당 경기 전후 응원 클릭 약 3130만 건을 긴급 분석한 결과 “약 50%는 네덜란드, 약 30%는 일본을 경유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해외 세력이 매크로 조작 수법을 활용해 중국 응원을 대량 생산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1~2%의 특정 세력들이 90%인 것처럼 (여론을) 확대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며 “(앞으로) 친민주당 세력, 친북한, 친중국 세력, 자기 이해관계 맞춰서 얼마든지 (비슷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여론 조작이 이달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한중전 여론 조작 의혹에 친민주당 세력이 관여했을 거라고 보냐’는 질문에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하면서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나 총선 땐 그럴 수 있다. 이번 축구 경기는 제가 보기엔 중국을 좋아하는 세력이 시도해본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친민주당 세력 등이) 앞으로 충분히 그럴 가능성 있다. 선거 관련해서 여기에 기반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앞서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포털 다음의 중국축구 응원 클릭 조작 의혹이 기우가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매크로를 이용하였고, VPN으로 우회 접속하는 방법을 통해 ‘응원 클릭’을 조작한 것”며 엄단 수사와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문제는 선거기간에 민감한 정치뉴스에 이 조작행위가 동일하게 자행될수 있는데도 네이버, 다음(카카오) 포털들만 수수방관 중”이라며 “관계기관(검·경, 과기부, 방통위 등)은 매크로 조작에 대한 이상징후 분석 및 VPN 로그 분석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여론조작 세력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포털 다음이 여론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여론조작 드루킹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파고 들어가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과의 여자 축구 8강전에서 포털 ‘다음’은 북한팀을 응원하는 비율이 75%에 달한 반면, 한국팀을 응원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나, 좌파성향이 강한 포털사이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는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며, 해프닝도 아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는 여론을 조작해 선거결과를 뒤집으려는 공작이 자행되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기우가 아니라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안은 그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다음’ 포털은 즉각 자체조사를 실시하되 그 과정과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며, 문제점에 대한 당국 조사에 협조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