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회장 야심작 ‘더미식’, 2년 째 미덥지 않네

입력 2023-10-0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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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ㆍ라면 이어 냉동만두 신제품 출시했지만

영업손실↑…점유율 상승세 더뎌
‘프리미엄 전략’ 오히려 발목

▲2021년 10월 '더(The) 미식 장인라면'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하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끓여 보인 라면에 이어 즉석밥, 밀키트, 국물요리, 냉동만두까지 하림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의 매출이 영 신통찮다. 브랜드 출범 때부터 고수한 ‘프리미엄 전략’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림그룹 식품 계열사인 하림산업은 ‘더미식 만두’ 9종을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신제품은 육즙고기·육즙새우·김치·땡초고기 교자 4종, 소고기표고·묵은지·부추새우 손만두 3종, 고기·해물 군만두 2종으로 총 9종이다. 얼리지 않은 생고기와 야채를 사용해 풍부한 육즙과 육수를 넣고 1만 번 치대 반죽한 쫄깃한 만두피가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육즙고기교자, 육즙새우교자, 김치교자의 경우 12시간 저온숙성을 거쳐 만두소를 사용해 풍부한 맛과 향을 구현했다. 이로써 더미식 제품 카테고리는 기존 라면, 즉석밥, 요리밥, 밀키트, 국물요리에 이어 만두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하림은 약 2년 전인 2021년 10월 ‘더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더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 원의 메가 브랜드로 키우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투데이 그래픽팀)

하지만 초기 신제품 효과를 제외하면 성장세는 미미한 편이다. 더미식 사업을 하는 하림산업의 실적이 브랜드 출범 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더미식 출범 전인 2020년 영업손실 294억 원을 기록했는데 출범 해인 2021년 589억 원으로 적자를 늘렸다. 지난해 연간 적자도 868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을 다시 한번 키웠다.

올해는 CJ와 전쟁 중인 쿠팡과 손잡고 즉석밥 초특가 행사를 하고 편의점 등 채널에서도 장인라면 1+1 판촉에 나서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즉석밥의 경우 쿠팡과의 연합 작전에도 ‘햇반’과 ‘오뚜기밥’이 시장 점유율 80%가량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인라면은 주력 제품 2종이 판매 순위 30위권 내에는 들어왔지만 업계에서는 점유율이 1%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더미식이 출범 초기부터 꾸준히 강조해 온 프리미엄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더미식 공식 온라인 채널에서 즉석밥의 가격은 개당 약 1850원으로 햇반과 오뚜기밥이 1000원 수준인 점으로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 프리미엄 라면을 표방한 장인라면 또한 4봉지가 들어있는 1묶음 가격이 8800원으로, 일반 라면의 약 2배 수준이다.

더미식은 이번에 출시한 냉동만두의 가격 또한 1만 원 초중반대로 책정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한 봉지 들어가는 만두 개수는 11~12개가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 시장이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가치는 가성비”라며 “고급화와 품질로 차별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그룹에서 식품 사업을 하는 하림산업이 ‘더미식 만두’ 9종을 출시했다. (김지영 기자 kjy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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