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공장에 4조 원 투자해 전용 생산라인 구축
글로벌 완성차 ‘톱5’ 확보…글로벌 점유율 확대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부터 10년 간 도요타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로써 도요타를 비롯해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완성차 상위 10개 기업 중 9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5일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법인이 2025년부터 2035년까지 북미에서 생산되는 도요타 전기차에 배터리 셀과 모듈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비율을 90%가량 높인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을 공급한다. 생산된 배터리 모듈은 도요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돼 신형 전기차 모델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이번 공급 계약은 합작공장(JV) 방식이 아닌 단일 수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도요타는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에 달하는 전통 강자로 꼽힌다. 도요타가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5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기로 공언한 만큼, LG에너지솔루션도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 공장에 총 4조 원을 투자해 도요타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투자 재원은 유상증자, 채무보증 등을 통해 마련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3108억 원(970억 달러)을 현금 출자하고, 1조3108억 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서기로 했다. 미시간법인은 채무보증을 활용해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상위 10개 완성차 회사 중 현대·기아차,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 르노닛산, 볼보(지리기차) 등 9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상반기 말 기준 누적 수주 잔고는 440조 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은 CATL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의 합작공장을 운영·건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의 생산능력 비중이 18% 수준에서 2020년대 말 46%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