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리조트부문, 프로그램 대상자 ‘서비스 직군→全 산업’으로 확대 운영
1박2일, 공감·비움·채움·키움 4단계 과정으로 회복의 시간
이유리 그룹장 "회복탄력성, 일상생활 복귀해 활용 가능"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자사가 운영하는 ‘비타민 캠프’를 이렇게 소개했다. 비타민 캠프는 2014년 개발한 국내 최초 근로자 감정관리·강화 전문 과정이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며 쌓아 온 교육 노하우와 자연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근로자들의 마음 근육을 키우고 감정 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게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올해 비타민 캠프 10년 차를 맞아 대상자를 기존 서비스업 근로자 중심에서 제조, IT, 금융 등 모든 산업 군으로 확대했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근로자들의 번아웃, 불안, 우울증 등이 여러 산업 군에서 발생했고 이에 따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음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6일 힐링을 위해 비타민 캠프에 직접 참여했다. 비타민 캠프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 인근에 위치한 삼성물산 에버랜드 경험혁신아카데미에서 진행된다. 에버랜드 경험혁신아카데미(구 서비스아카데미)는 1994년 에버랜드 근무자들의 고객 응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서비스 전문 교육 기관이다. 국내에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던 만큼 서비스만을 교육한 곳은 이곳이 처음인데 지난해부터 서비스아카데미에서 경험혁신아카데미로 명칭을 변경하고 운영 중이다.
아카데미 2층으로 올라가면 비타민 캠프를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캠프’라는 명칭답게 캠핑장을 연상시켰다. 가운데 폴딩박스를 중심으로 캠핑의자들이 깔려있었고 폴딩박스 위에는 감성 랜턴과 노트북, 메모지, 펜 등이 놓여있었다.
비타민 캠프는 현재 쌓여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나쁜 기억을 빨리 잊고 좋은 기억과 경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강화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회복탄력성은 다양한 스트레스와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다. 반복적인 긍정 훈련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심리학 박사인 이유리 삼성물산 경험혁신아카데미 그룹장은 “(비타민 캠프는) 의례적인 힐링을 위한 교육이 아니고 무언가를 얻어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도 그 방법을 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래서 어떻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회복탄력성이 강화되는지 적절한 이론과 틀에 맞춰서 개발을 했다”고 강조했다.
캠프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자체 개발한 감정 진단 툴 ‘EMS(Emotional Management Scale)’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캠프에 참여하기 전 각 참가자에게 EMS 설문을 실시하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진단 결과에 따른 맞춤 처방으로 스트레스의 원인과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이어 비타민 캠프는 1~2일 과정으로 진행된다. 캠프 일정 동안 ‘공감, 비움, 채움, 키움’ 4단계 과정이 진행된다. 공감 과정에서는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동료나 다른 참가자들과 공유하면서 나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바타스토리, 행복찾기, 감정셀프체크 등의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날은 행복찾기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행복찾기는 업무 시 행복한 순간, 불행한 순간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비움 과정에선 에버랜드, 포레스트 캠프 등 자연 속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사진을 찍거나 산책, 트레킹, 명상, 요가 활동을 하며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이어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호흡법과 스트레칭, 향기 테라피 등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으로 채움의 시간을 갖는다. 끝으로 반려식물이나 포베어라는 인형 등을 통해 일상 생활로 돌아가서도 긍정적인 감정을 지속, 강화해 나가는 키움 방법을 익히게 된다.
행복찾기 프로그램을 경험혁신아카데미 내부에서 마친 뒤 비움 단계를 체험하기 위해 이동했다. 비움 과정에서는 에버랜드 프로그램, 포레스트 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에버랜드 프로그램에서는 유명한 푸바오를 관람하는 체험이 마련됐다. 푸바오는 2020년 7월에 태어나 올해 3살이 된 국내 탄생 1호 ‘아기 판다’다. 암컷 판다 아이바오와 수컷 판다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났다.
오후 3시 40분쯤 만난 푸바오는 한창 대나무를 씹고 있었다. 그러다 돌연 물을 마시고는 대소변을 보고 나무 위에 올라갔다. 일명 '송바오'로 불리는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가 취침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나무 위에 올라가기 전에 하는 일정한 루틴”이라고 설명했다.
푸바오는 내년에 중국으로 간다. 중국과의 협약상 만 4세 이전 중국 본토로 귀환해야하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동물원 측은 올해 7월부터 중국 측과 귀환 시기를 협의 중이다.
푸바오가 중국행을 대비해 별도 훈련을 하느냐는 질문에, 송 사육사는 “푸바오의 건강 상태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체험 훈련을 진행 중이고 현재 워낙 잘해주고 있다”며 “판다의 습성들을 엄마에게 물려받은 게 있어서 자주적으로 잘 해주고 있다. (한국에서) 지내는 과정에서 또 필요한 게 있으면 제가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했다.
푸바오 관람이 후 ‘포레스트 캠프’로 이동했다. 포레스트 캠프는 에버랜드가 반세기 가까이 가꿔 온 명품 숲이다. 총 34만 여 그루 나무와 초화류가 사계절 최고의 자태를 뽐낸다. 숲을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이른바 ‘숲멍’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비타민 캠프 운영 10년을 맞아 자연 체험을 더 강화하기 위해 편백나무와 통유리가 어우러진 특수 시설인 ‘포레스트 돔’이 설치됐다. 이 곳에서 새, 바람, 물소리 등을 듣고 하늘을 바라보며 명상,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
비타민 캠프를 기존 서비스업 중심에서 모든 산업 군으로 확대 운영한 것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 관리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021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23.5%, 일본 17.4% 등 주요 OECD 조사대상국 38개국 중 최상위권이다.
이 그룹장은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의 마음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전국민의 비타민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 따르면 비타민 캠프는 첫 해 300여명을 시작으로 올해 가장 많은 2000여 명이 교육에 참여하며 누적 1만 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