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길 걷는 부동산ㆍ반도체…회복시점은 갈릴 듯
수출부진 장기화땐 건설투자 악화
대부분 “디지털 자산시장 어두워”
부동산과 반도체가 내년에도 나란히 고난의 길을 걷는 가운데도, 탈출 시점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는 상반기에도 반등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았지만, 부동산은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본지 창간기획 경제전망 설문에 따르면 기업 재무담당 임원 4명 중 1명(23.4%)은 내년 1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회복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2분기(20.3%) △내년 3분기(17.2%) 순으로 집계됐다.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응답도 14.1%를 차지했다. 다만 전망하기 어렵거나(12.5%) 내년에도 침체가 지속할 것(9.4%)이라는 의견도 적지만은 않았다.
반면 부동산 경기회복은 비관적으로 봤다.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33.8%로 가장 많았고, 전망 어렵다(18.5%)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긍정적 분석을 내놓은 재무담당 임원들은 △내년 1분기(10.8%) △올해 4분기·내년 2분기·내년 3분기·내년 4분기(각 9.2%) 순으로 회복 시점을 예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2023년 하반기로 갈수록 공사 활동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2024년에는 건축공사 위주로 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건축공사 착공면적 위축이 시작됐고, 이 영향은 내년에 본격화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설투자는 하반기부터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경제 회복이 더딜 경우 민간 부문에서 침체된 건설투자는 내년에 내수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투자 침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매가격을 좌우할 가장 주요한 변수로는 금리 인상(90.8%)이 꼽혔다. 가계부채 증가(60%) 역시 중대 요소로 지목됐다. 응답자들은 △공급 등 정부 정책(38.5%) △원자잿값 등 건축비 상승(26.2%) △인플레이션(20%) 등도 부동산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재무담당 임원들이 내다본 블록체인, 웹 3.0(WEB 3.0)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전망은 어두웠다. 코인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해 시장 정체가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36.9%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27.7%는 대체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규제 확대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15.4%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