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완연한 회복세 접어든 신호탄
"SK하이닉스도 적자폭 대폭 축소될 전망"
삼성전자의 올해 첫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 달성은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부문 호실적과 더불어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최근 메모리 업황 개선의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적에 당장 4분기부터 본격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SK하이닉스도 3분기엔 적자 폭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올해 1, 2분기 각각 6000억 원대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2조 중반 턱밑까지 회복했다는 데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잠정실적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갤럭시Z플립5 등 최신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모바일경험(MX) 부문과 북미 고객사 신제품 호재가 있는 디스플레이(SDC)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MX사업부는 3조 원대, 삼성디스플레이가 1조9000억 원 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MX사업부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이 각각 5900만대, 59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대를 소폭 능가했으나 태블릿의 경우 다소 아쉬운 수치"라고 설명했다.
반도체(DS)부문에서는 3조4000억 원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 2분기 4조 원대 적자를 냈던 것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다. 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지난 5월부터 재고 소진 빨라지고 있고, 가격 하락 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조 단위로 회복한 데 대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9월 들어서 V자 반등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불리는 D램 범용 제품 ‘DDR4 8Gb 2666’ 현물 가격은 6일 기준 1.518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1.448달러로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는데 한 달 사이에 4.83% 올랐다.
4분기부터는 반도체 감산 효과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최근 실적에서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음을 알리기도 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막바지에 시작된 D램 현물가 반등의 온기는 4분기부터 확산할 것"이라면서 "다만, 낸드 업황 부진 지속으로 DS사업부의 흑자 전환은 2024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데이터, AI(인공지능)용 서버 시장이 커지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D램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 HBM3의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며 "가파른 수요 확대에 따른 대응을 위해 2배 이상의 생산능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부터 적자 폭 축소가 시작되며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연결실적은 매출액 8조3000억 원, 영업손실 1조5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D램의 경우 HBM3, DDR5 강세 지속과 중화권 모바일향 LPDDR 회복으로 흑자 전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