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공방도…"오염수 희석 방류, 국제적인 처리 방식"
문재인 정부 당시 해체 결정까지 내려졌던 4대강 보가 윤석열 정부 들어 가뭄해결사로 그 위상이 180도 바뀐 가운데 4대강 보 해체 결정 폐기를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 공방이 벌어졌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한화진 장관을 상대로 4대강 보 해체 결정 폐기와 관련해 야당의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화진 장관의 최대 치적이라고 할 수 있는 4대강 재자연화 사업 폐기는 옛날 보를 존치하겠다는 결정 아니냐"라며 "문 정부 임기 내내 충분한 절차와 평가를 거쳐 논의했는데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지난 정부의 보 처리 방안에 많은 절차가 위법, 부당하다고 밝혀졌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21년 1월 금강과 영산강 보 가운데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하고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개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상황이 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폐기한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올해 3월 가뭄 대책과 관련해 "방치된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 감사원이 전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 개방 결정이 무리하게 내려졌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내놓자, 환경부는 곧바로 4대강 보를 전부 존치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달 정부의 4대강 보 존치 결정을 반영하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절차까지 완료됐다.
이 의원은 "300억 원을 들인 행정을 다 무시한 것"이라며 "옳고 그름을 떠나 행정 행위가 졸속이고 행정 폭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강하게 질의했다.
한 장관은 "7월에 공익감사 결과가 발표됐고 지난 정부의 보 처리 방안이 위법하고 부당하다, 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졸속으로 했다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을 폐기한 환경부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녹조는 4대강 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염원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보와 녹조 논쟁은 종식하고 국민 안전을 위해 4대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홍수 대비를 위해 댐 건설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한 장관은 "앞으로 기후 변화에 대비해 댐 준설이 필요하다"라며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이 얼마 전 방송에서 '학자로서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라는 취지로 말한 점을 언급하며 오염수 관련 질병관리청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오염수와 관련해 전 국민 장기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숨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오염수 위험성 등 과학적 안전성을 조사·분석한 것이 아니며, 사전 조사로 문헌을 검토하고 원론적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장관은 우 의원이 질병관리청 연구 결과가 "괴담이냐, 과학이냐"라고 묻자 "오염수 위험성 등 과학적 안전성을 조사·분석한 것이 아니다"라고 질병관리청 입장을 되풀이해 설명했다.
우 의원은 "국내 규정상 방사성폐기물은 물에 희석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고, 이에 한 장관은 "희석이 안 되는 것은 원전 내 일반폐기물 처리 시이고 (오염수는) 액체상 방사성 물질"이라고 답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고 원전 오염수를 희석해서 버려도 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사고 원전에 관한 조항은 없다"라면서도 "다만 오염수를 희석해서 방류하는 것은 국제적인 처리 방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