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 인상은 경착륙 야기”
금리 인상 중단·MBA 보유분 매각 자제 요구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지난주 8% 선을 넘으면서 주택과 부동산 관련 협회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매체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 평균은 6일 기준 연 8.34%를 기록했다. 모기지 금리가 8% 선을 넘은 것은 2000년 11월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모기지 금리는 집계하는 업체별로 다소 차이를 보인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래디맥이 집계하는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 지난주 한 주간 평균은 7.49%를 기록했다. 폭스뉴스가 대주주인 금융정보업체 크레더블이 이날 발표한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8.375%였다. 업체별로 수치는 다르지만 23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속에서 2배가량 급등했다. 이로 인해 주택시장은 침체에 직면했다. 주택 구매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구매를 미루고, 주택 보유자들은 저리로 받은 모기지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와 모기지은행협회(MBA),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등 부동산 단체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서한을 보내 금리 인상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미 신규 모기지와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있는 시장에 추가적인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금리를 더 올리면 사실상 불황의 형태로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 단체들은 “연준은 그토록 피하려고 애썼던 경착륙을 촉발하지 않기 위해 간단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주택 금융이 안정될 때까지 주택저당증권(MBS) 보유분을 적극적으로 매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준은 최근 수개월 동안 일부 의원들로부터 긴축 정책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최근 연준 내부에서도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로 꼽히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현 정책금리는 물가상승률을 2%까지 낮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긴축적”이라며 “더 이상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