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이·팔 ‘중동 분쟁’ 시대, 유가 투자전략은?…높아지는 유가 전망치

입력 2023-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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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상하면서 유가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원유 생산국은 아니지만, 주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들의 전쟁 지지 선언이 이어지면서 1970년대처럼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를 무기화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시장에서는 주춤하던 국제 유가가 수급 부족에 당분간 시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하나증권은 "이번 사태를 원유시장 측면에서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무력 충돌이 중동 전반으로 확전하는지,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는지에 따라 유가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운송에 차질이 생기거나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가 강화하면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란 정부가 이번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배후설을 부인했고, 이란의 개입을 확인할 명확한 증거가 없는 만큼 미국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다소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느슨한 제재 하에 이란은 원유 생산량을 늘려오고 있었다. 이란의 9월 원유 생산량은 일 평균 305만 배럴 수준으로 바이든 당선 이전 수준(일 평균 193만 배럴) 대비 상당히 늘어났다"며 "미국도 유가 상승이 역내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란의 증산을 내심 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미국 역시 이란에 대한 제재에 쉽게 나서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년에 원유 생산을 늘릴 유인이 사라졌다. 이번 전쟁이 발생하기 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관계 정상화를 모색 중이었으나, 전쟁 발발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공개 표명하면서다.

전 연구원은 "사우디의 감산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고, 러시아도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생산여력보다 낮은 수준의 원유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OPEC 나머지 회원국들은 올해 정례 회의에서 감산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어 추가 감산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감산 기조를 유지하는 데는 대체로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원유시장의 빠듯한 공급 여건이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EIA(에너지정보청)도 이번 달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OPEC의 생산 감소를 반영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내년 전망치를 직전달보다 9.2% 상향 조정했다. 브렌트유 현물 역시 내년 평균 배럴당 94.9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전 연구원은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이나, 불확실성은 커졌고 자발적 감산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국제유가는 공급에 대한 경계감이 우선시되면서 강보합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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