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은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박종복 현 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고 16일 밝혔다. 임추위는 SC그룹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의 통일성 확보를 위해 차기 은행장 임기를 내년 1월8일 개시 후 1년으로 추천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26일 지배구조내부규범 개정 공시에서 은행장의 임기를 ‘은행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3년 이하의 임기로 연임할 수 있다’고 구체화했다. 은행장 연임 기간이 규정돼 있지 않아 생기는 혼선을 개선한 것이다.
최희남 의장과 손병옥, 황국재 등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전문적이고 풍부한 경험과 식견, 역량, 뛰어난 소통 능력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재무적 성과 꾸준하게 달성한 점을 추천 이유로 꼽았다.
임추위는 “박 행장은 은행의 재무적 성과를 꾸준하게 달성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후보군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2015년 은행장으로 임명된 이래 한국 현지 사정에 맞는 전략을 통해 은행의 재무 실적을 꾸준히 개선시켰다. 은행의 비전에 대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형성해 ‘평등’, ‘존중’, ‘포용’의 가치가 은행의 핵심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한 것 등이 주요 추천 사유”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박 행장이 취임하기 전 경영 효율성 악화로 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나 인력 및 점포 개편과 선제 리스크 관리, 채널 다변화 등을 통한 경영 효율 개선으로 취임 2년 만인 지난 2016년 2245억 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은 82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4.8% 증가했다.
박 은행장은 4번째 임기를 통해 SC제일은행을 이끌게 된다. 2015년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 SC금융지주 회장 겸 SC제일은행장으로 선임된 이후 3연임에 성공하며 행장 재임 기간만 9년에 이른다.
1955년생인 박 행장은 1979년 8월 제일은행에 입행한 후 20여년에 걸쳐 일선 영업점을 두루 경험한 영업통이다. 영업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등 은행 영업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쳐 2015년 1월 SC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에 임명됐다. 2018년과 2021년 각각 은행장으로 재선임됐다. 박 행장은 청주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 행장은 오는 18일 주주총회와 31일 이사회 승인 과정을 통해 차기 행장으로 선임이 확정된다.
업계에서는 SC제일은행이 외국계 은행인 점도 박 행장의 연임 성공에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당국이 금융사 CEO의 ‘장기집권’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지만, 외국계 은행은 이러한 기조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도 임추위로부터 차기 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돼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