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결정된 바 없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이 이미 시작됐다”며 “김기현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 김기현 대표 본인을 위해서도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안 변하면 여당이 변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홀로 설 결심’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서울시민의 심판”이라며 “대통령에겐 이대로 총선이 망해서 식물 정권이 되든지, 진짜 제대로 변해보든지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공천을 받으면 뭐 하나. 당이 이 상태로 이길 수 있겠나”라면서 “강서구에서 17.15%포인트 차로 졌다는 것은 서울·인천·경기에서 대부분 질 거라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패배 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하라’고 전한 것을 두고는 “대통령은 책임질 생각도, 사과하고 반성하고 변화할 생각도 없다”며 “조·중·동 같은 보수 언론도 비판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가 지난 7개월 동안 대통령이 잘못해도 하수인같이 한마디 못하다가, 앞으로 변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국민 전부 다 김기현 체제와 국민의힘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윤 대통령만 쳐다본다”며 “윤 대통령이 공천권을 100% 행사할 거니까 김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안 보이는 것이다. 당이 홀로 설 결심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새로 임명된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김예지 최고위원이 유승민계로 분류된다는 당 일각의 말에 대해서는 “유승민계라는 계보는 없다”며 “정책위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은 목소리를 내도 당의 의사결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무총장과 부총장이 선거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인데, 100% 윤 대통령 사람들”이라며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도 전부 다 그렇다. 국민들 보기에 ‘이 사람들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하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전날(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의 변화를 촉구하며 눈물을 흘린 것과 관련해선 “중도·무당·청년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도 없고 일할 기회도 없다. 이 전 대표도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두고서는 “결정된 것 없다”며 “12월까지는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 당에 대한 애정이 윤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다. 국민의힘이 극우화되면 안 된다”며 “12월에 가면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본다. 윤 대통령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결국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