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식자재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수년간 1000원대를 유지하던 공깃밥 가격이 2000원까지 올린 식당들이 등장했다. 최근 잇단 물가 인상 속 공깃밥 가격까지 한 번에 2배로 뛰자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인데 업주들은 쌀 가격 폭등에 따른 부득이한 조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지역 일부 상권을 중심으로 공깃밥 가격이 1500~2000원, 또는 2000원 이상으로 상향되는 추세다. 그간 1000원에 주문할 수 있었던 밥값마저 오른 것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공깃밥 가격이 장기간 동결된 것과 전반적인 식자재값 상승을 공깃밥 인상의 원인으로 꼽으며 부득이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이는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쌀값도 평년과 비교해 오른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6일 쌀 20kg 중품 평균 도매가격은 5만3100 원으로 전년(4만1207 원) 대비 28.9% 올랐다. 지난해 쌀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을 고려해도 평년(4만6279원) 대비 4.1% 상승한 값이다. 이에 최근 국내 최대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2021년부터 “공깃밥 1500원 받기 운동에 동참해달라”는 글이 잇달아 게재되기도 했다.
공깃밥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 물가도 전반적으로 오름세에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7069원으로 자장면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8월 서울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삼계탕이 8.95%, 비빔밥이 7.96%였다. 또 냉면과 칼국수는 6%대의 상승률을, 김치찌개 백반, 삼겹살(200g)은 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는 물가 안정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훈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국내 주요 식품기업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물가 안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다. 이번 간담회에 참가하는 기업은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웰푸드, SPC, 동원F&B, 오리온, 삼양, 해태제과, 풀무원, 동서식품, 매일유업, LG생활건강, 대상, 빙그레, 샘표식품 등이다. 이 자리에서 한 차관은 각사에 일부 원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