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출 잔액도 올해 초 대비 2억 원가량↑
20대 1인당 카드론 잔액 43% 급증…60대 노년층 카드론 이용 최대
카드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드 대출 잔액도 올해 2월 대비 2조 가까이 늘어나며 취약 차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5024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카드 대출 잔액도 49조4529억 원으로 2월(47조5266억) 대비 1조9000억 원가량 증가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이월해 나중에 결제하는 방식이다. 평균 수수료율이 연 15~19% 수준으로 높아 이월 잔액을 단기간 내 상환하지 않으면 청구금액 누적으로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장기간 이용 시 연체 위험이 커지는 구조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 대출 연체율은 3.67%로 전년 동기 대비 0.69%포인트(p) 올랐다.
문제는 소득기반이 약한 취약 차주들이 카드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드론을 이용한 60대 이상 노년층은 코로나19 이후 3년 반 동안 약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의 1인당 카드론 잔액은 43% 급증했다. 소득이 취약한 중·저신용 노년층과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를 중심으로 생계형 급전 대출로 몰린 것이다. 카드론의 경우 대출 신청 절차가 간소하고 상환 기간이 길어 중·저신용 차주가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년층의 경우 자영업 비중이 높아 고금리와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득감소로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고금리 상품을 단기적인 대체현금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상품별 금리도 법정 최고금리 20%에 육박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 신용자의 상품별 금리는 △카드론 15.66~18.57% △현금서비스 17.47~18.97% △리볼빙 17.37~19.28%로 나타났다.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 대출이 문턱을 높이며 불법사금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 대출 이용 한도에 따라 서민들은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라며 “금융당국에서는 노년층의 원리금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과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자금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