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과 금리차도 79.8bp, 이미 작년과 올 평균치 웃돌아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 중 하나인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가 이달들어 지속적으로 오르며 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이같은 오름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24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91일물 금리는 전날 기준 4.22%를 기록했다. 이는 2월9일(4.22%) 이후 8개월만에 최고치다.
10월 들어 오름세도 가파르다. 지난달말 4.04%와 비교하면 18bp나 올랐다. 아울러 이달 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올랐으며 6일부터 23일까지 11거래일연속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이는 지난해말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49거래일연속 상승(2022년 9월22일부터 12월1일까지)한 후 최장 기록이다.
이처럼 CP금리가 오른데는 수급붕괴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단기자금이 CP 주요 매수처인 신탁과 랩어카운트에서 국공채 투자를 주로 하는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신탁·랩은 지난해말부터 미스매치와 파킹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금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채권을 비롯한 금리가 최근 상승세라는 점도 CP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혔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미스매칭과 파킹 문제로 신탁·랩 자금이 많이 빠졌다. 대신 국공채 펀드가 대부분인 MMF로 이동했다”며 “CP를 받아줄 만한 수요처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도 “자금조달 시장이 타이트한데다 랩·신탁 쪽도 많이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예금 및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도 많이 오른 탓”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CP금리 상승세가 시중금리 상승을 반영하는 정상화 과정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앞서 지난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CP금리 상승과 관련해 “CP시장은 과거에도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그것에 후행하는 측면이 있었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서 중장기 채권 금리가 올라가서 CP가 그것을 따라가고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다만, CP91일물과 국고채 3개월물간 금리차가 79.8bp에 달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올 평균치 67.0bp는 물론 지난해 전체 평균치 74.1bp 보다 더 큰 것이다. CP금리 상승 추세가 오버슈팅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CP금리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경록 연구원은 “연말이 가까워 오고 있고, 주변 자본시장도 위축돼 있어 (CP가) 끌릴만한 요소는 안 보인다. 당분간 (금리상승 추세의) 반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복수의 채권시장 참여자들도 “연말 내지 최소 11월말까지는 좀 더 오를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