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지원, 국방수권법안 처리 등 과제 산적
트럼프 열성 지지자에 과거 증오단체 활동 이력도
낙태권 반대, 메디케어 삭감 등 주장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존슨 의원은 공화당 하원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 속에 과반 득표에 성공해 새 하원의장에 올랐다. 이로써 사상 초유의 하원의장 해임 후 3주간 무방비상태였던 하원도 다시 업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존슨 의장은 연설에서 “시간이 없으니 전통적으로 진행하던 행사는 생략하겠다”며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공격적인 일정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의장이 가장 먼저 직면한 과제는 전쟁 지원이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동시에 지원하는 1050억 달러(약 143조 원) 상당의 대규모 안보 예산 패키지를 의회에 제출했다. 현재 민주당이 공격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반면 무조건적인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은 두 국가 지원을 별개로 다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국방수권법안(NDAA) 처리도 필수 과제다. NDAA는 매년 의회가 채택해야 하는 법안으로, 국방 예산과 정책이 여기에 포함된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안보 전략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존슨 의장은 표결 전인 23일 공화당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NDAA 통과를 포함한 당장 처리해야 할 입법 일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들이 추수감사절(11월 23일) 전까지 법안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의장이 열성적인 트럼프 지지자이자,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열성적인 충성심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에서 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마이크’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막기 위해 노력한 ‘주요 설계자’로 꼽힌다. 의장에서 물러난 케빈 매카시보다 선거 뒤집기에 더 많이 관여했다는 평도 나온다.
게다가 그는 극단적인 성향으로 미국 내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 증오단체로 지정된 ‘얼라이언스 디펜딩 프리덤’에 몸담기도 했다. 또 LGBTQ+와 낙태권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과거 메디케어를 비롯한 사회보장제도 예산에서 수조 달러를 삭감할 것을 의회에 제안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는 메디케어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부자 증세를 추진했던 바이든 정부와 정면 충돌하는 부분이라 향후 백악관과 의회의 협력에 있어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된다. 그 밖에 지난달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를 삭감하는 예산안에 찬성한 93명의 공화당 하원의원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비영리 정부 감시기구 어카운터블US의 토니 카크 사무총장은 “존슨은 민주주의를 전복하려는 필사적인 시도를 이끈 극우 극단주의자”라며 “궁극적으로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친트럼프 집단과도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