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장항동서 첫 삽 뜬지 만 2년...공사 중단에 CJ 물론 상가도 피해
주민들 "주변 상가들 사업 지연에 피해 큰 상황"
전문가 "아레나 공연장 필요성 절실"
“CJ라이브시티가 진짜 만들어지긴 하나요? 아직 허허벌판인데다 건물도 뼈대만 만들고 지금은 기척도 없어요.”
29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에서 만난 주민 백혜선(64) 씨는 “계획했던 대로 하루빨리 K컬처 밸리가 만들어져야 지역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공사장 주변은 사실상 유령 도시나 다름없다”면서 “밤이면 무서울 정도로 깜깜해서 주민들도 잘 안 다닌다”고 귀뜸했다.
경기 고양시 장항동 일산호수공원에서 대화동 킨텍스로 이어지는 한류천을 사이에 둔 ‘CJ라이브시티’는 2021년 10월 첫 삽을 떴지만, 공사비 조 이슈 등으로 인해 올 4월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준공이 늦어지면서 시행사인 CJ라이브시티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기자가 찾은 CJ라이브시티 공사 현장은 문이 굳게 닫힌 채 풀만 무성한 공터였다. 한낮에도 행인들이 거의 없었고 차량 통행도 적어 적막한 분위기였다. K팝 아레나(공연장) 건설 현장도 펜스 너머 철골 뼈대만 흉물스럽게 남아 있었다. 중장비와 공사 인부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CJ라이브시티와 연계해 들어설 상가 부지도 넓은 공터로 방치돼 있었다.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CJ라이브시티 완공을 기대한 주변 상가들은 사업 지연에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굵직한 기업도 없는 고양시와 시민들은 이번 사업으로 인구 유입에 일자리도 늘어 자족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한류 중심 도시가 될 것이라며 기대했던 동네 분위기는 사업 차질로 크게 침체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만난 한 주민은 더는 사업이 지체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양경선(57) 씨는 “대기업 CJ가 만든다고 해 차질이 생길 줄 상상도 못했다”며 “CJ라이브시티 조성은 고양시민과 약속한 공적인 사업인 만큼, 정부와 지자체(경기도·고양시)가 적극 지원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K팝 전문 아레나 건설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CJ라이브시티는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관광 요소가 결합이 되기에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한국은 K팝이 발전하며 문화대국이라고 하지만, 실제 공연장 인프라는 너무 열악하다”며 “아레나급 공연 인프라는 우리나라 대중가요계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류 문화의 구심점이 될 K팝 대형 인프라 건립 자체가 상당히 의미있다. 하루빨리 K팝 아레나가 생겨야 K문화가 더 성장할 것”이라고 부연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도 “단순히 아레나, 라이브시티, CJ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명소가 탄생하는 것”이라며 “만약 K팝 아레나가 고양시에 생기면 대규모 글로벌 팬 유입 효과로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고 관광도시 브랜드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