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안전’의 길…이태원 참사 1주기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 [포토로그]

입력 2023-10-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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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밤, 핼러윈의 비극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마스크 없는 첫 핼러윈 행사가 열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 그곳에서 159명이 거짓말처럼 목숨을 잃었다.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렸지만, 통제하는 사람도 시스템도 없었다. 길 위에 서로 뒤엉켜 젊은 생명이 꺼져갔다.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구급차가 출동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30일 새벽, 경찰들이 사고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30일 새벽, 이태원 거리에 남겨진 주인 잃은 물건들이 참사 당시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조현호 기자 hyunho@)
▲30일 새벽, 이태원 골목 '해피 핼러윈' 현수막 주위에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은 사라지고 경찰만 남았다. (조현호 기자 hyunho@)

슬픔에 잠긴 1년

이태원 참사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유가족과 생존자는 치유되지 않을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발견된 유실물이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으로, 다시 용산경찰서 서고로 옮겨지는 동안 총 1412점의 유실물 가운데 유가족이나 생존자가 찾아간 물건은 451점 뿐이다.

경찰은 습득 6개월이 지난 유실물을 폐기한다는 규정도 예외로 하고 남은 이들의 상처가 아물어 물건들이 모두 주인을 찾아가길 기다리는 중이다.

▲2022년 10월 31일,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빈소가 마련되고 있다. 영정사진 속 앳된 얼굴이 비통함을 더한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22년 11월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 기자회견에서 한 유가족이 참사 희생자의 사진을 들고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 신태현 기자 holjjak@)
▲2022년 11월 2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자녀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신태현 기자 holjjak@)
▲2022년 10월 31일, 이태원 참사 현장 부근에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 신태현 기자 holjjak@)
▲2022년 11월 1일,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에 주인 잃은 물건들이 놓여있다. ( 신태현 기자 holjjak@)
▲2022년 11월 1일,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에 주인 잃은 물건들이 놓여있다. ( 신태현 기자 holjjak@)
▲참사 발생 다음날인 30일, 이태원 참사현장 인근의 한 상점 전광판에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 메세지가 나오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1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공청회'에서 유가족인 조경선 진술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1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공청회'에서 진술인으로 참석한 이종철(오른쪽)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와 이정민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누가 죄인인가'

참사 이후 책임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끝없는 질문에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누구는 축제를 즐기러 간 이들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누구는 용산구청장·경찰청장·서울시장·행정안전부 장관, 아니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논쟁과 갈등만 늘어갔다.

▲참사 발생 다음날인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참사 발생 다음날인 3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 현장을 살펴본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조현호 기자 hyunho@)
▲1월 4일, 국회에서 윤희근(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경찰청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1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 전체회의에서 고 이지한 배우의 어머니인 조미은 씨가 결과보고서 채택을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형수, 전주혜, 조수진 의원. (고이란 기자 photoeran@)
▲5월 9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탄핵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정식 변론 절차 열리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6월 8일, 용산구청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보석 석방 이후 첫 출근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태원 참사 1주기, 기억과 안전의 길

참사 발생 후 1년, 참사 현장은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로 바뀌었다. 좁은 골목길에는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들이 남긴 글과 물품들로 채워져 있다.

안전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이태원 참사는 대규모 인파 밀집 사고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국가의 재난안전관리와 대응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었다.

▲2022년 11월 10일, 홍대 거리에서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와 청년활동가가 연구소가 제작한 압사 사고 위험구간 표지판을 시범 부착하고 있다. 연구소는 좁은 골목 등에서 인파로 인한 압사사고의 위험성을 직관적으로 알리기 위해 표지판을 구겨 표현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태원 1주기를 참사를 앞둔 25일, 건대 맛의거리에서 '인파감지시스템 활용 유관기관 합동 다중운집 대응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인파 밀집 위험단계를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구분하고 밀집도를 높여가며 서울시 및 유관기관이 인파 해산을 위해 대응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태원 1주기를 참사를 앞둔 25일, 건대 맛의거리에서 '인파감지시스템 활용 유관기관 합동 다중운집 대응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인파 밀집 위험단계를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구분하고 밀집도를 높여가며 서울시 및 유관기관이 인파 해산을 위해 대응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2년 12월 26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17일, 서울 용산 이태원의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서 유가족 송도희 씨가 사촌동생인 신애진(당시 24세) 씨에게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 조현호 기자 hyunho@)

과거의 책임 떠넘기기와 갈등 대신, 서로가 아픔을 나누고 모두가 안전을 지키는 세상이 되는 것, 이태원 참사를 제대로 기억해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오늘이 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경찰들이 사고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서 한 어린이가 국화꽃을 들고 거리를 바라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 국화꽃이 놓여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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