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잔인한 달”...5년 만의 최악 주식시장에 투자자 이탈

입력 2023-10-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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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나스닥,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
기술적 조정장세 진입
월가 공포지수는 고공행진
“반등 전조” vs “장기 약세장 초입”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을 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주식시장이 2018년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10월로 향해가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은 이달 들어 뚜렷한 약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서 기술적 조정 국면에 들어섰고, 다우지수 역시 최근 고점보다 9%가량 떨어지면서 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뉴욕증시 상장사 중 핵심 기술주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100지수는 2주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2018년 이후 가장 가파른 10월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OBE)의 변동성지수(VIX)는 2주 연속 심리적 지지선인 20을 웃돌았다. 여기에 채권시장까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가뜩이나 성과 또는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자자들은 약 1년 만에 자금을 빼내는 등 방어적인 자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미액티브투자매니저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2022년 10월 약세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축소했다. 헤지펀드들은 최근 11주 연속 단일 종목 공매도를 늘렸다. 골드만삭스는 “헤지펀드들이 거의 3개월 동안 공매도 포지션을 늘린 것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최장 기간”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주식시장 대탈출이 반등의 전조냐, 아니면 장기 약세장의 초입이냐 하는 문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투자자들에게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는 다시금 꿈틀대고 있다. 세계 최대 상장 헤지펀드 업체인 맨그룹의 피터 반 두이예트 전무이사는 “고금리 장기화 메시지와 최근 인플레이션 징후는 단기간 내 채권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 약세는 지속될 수 있으며, 특히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분석했다.

반면 바클레이스와 뱅크아메리카(BoA), 도이치뱅크 등의 분석가들은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 축소, 기술적 강세 신호, 계절적 요인에 따라 연말 랠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 거래 플랫폼 이토로의 캘리 콕스 주식 전략가는 “두려움은 불편하지만 시장의 건전한 역동성”이라며 “투자자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면 나쁜 뉴스가 나오더라도 한꺼번에 매도할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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