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가능성 낮고 편입돼도 효과 제한적"
여당인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김포 지역의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부 형성되는 모습이다. 교통과 교육환경, 인프라 등이 개선돼 부동산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와 시장 관계자들은 김포의 서울 편입 추진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포의 서울 편입 가능성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현실화되더라도 주요 업무지구로의 거리와 같은 물리적 변화는 없다는 점에서다.
31일 건설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경기도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를 열고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 내부 검토 결과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당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마무리하겠다"고 거들었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김병수 김포시장 등이 국민의힘 지도부에 건의한 사안이며 김포시는 다음 달 관련한 시민 의견 수렴과 여론조사 등에 나설 계획이다.
김포가 서울시로 들어오면 교통, 교육 등의 여러 생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서울과 경기로 나뉜 대중교통체계가 통합 관리돼 김포시민의 불편해소 정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가정 또는 학교 등에 지원되는 교육 관련 예산도 늘어날 수 있다. 재개발, 재건축 등의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관측과 달리 김포의 분위기는 잠잠하다. 장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하철 5호선 연장과 관련한 문의나 투자 매수는 있지만, 서울시 편입 쪽으로는 문의나 매매가 없다"며 "서울 편입 이슈 때문에 집주인이 호가를 올린다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아 아직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운양동에 사무실을 둔 공인중개사 역시 "매수·매도자들 모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며 "당연히 미리 투자하겠다는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용으로 나온 얘기라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도 비슷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일부 지역이 편입된 사례는 있어도 김포시처럼 큰 단위로 변경이 이뤄진 것은 30~40년 전 일이란 점에서 현실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서울과 인접했다는 이유로 김포가 편입된다면 경계가 계속 넓어지면서 수도권 전체 어쩌면 그 이상도 서울로 들어오겠다는 요구가 빗발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만약 편입이 이뤄지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관할 관청과 행정구역명이 바뀐다고 해도 해당 단지의 위치나 중심지 접근성 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의미 있는 수준의 집값 상승 재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이슈로 집값이 크게 오를 거라고 판단하는 투자자, 수요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집을 사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현실화까지는 내년 총선을 비롯해 변수가 많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단하고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만약 좌초된다면 기대감에 오른 가격은 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