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생성형 AI’ 기술이 모바일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 모바일 업계 선두주자뿐 아니라 구글 등 후발주자 역시 생성형 AI를 적용한 최신 제품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모바일 시장 패권을 쥐는 데엔 AI 기술력이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 내년 전망에 관해 “사용자들이 많이 쓰는 핵심 기능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더욱 창의적이고 편리하며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술’에 집중·개발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외부 클라우드에 따로 접속하는 '클라우드 AI' 방식이 아닌, 기기 내부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자체 내장된 AI에서 딥러닝을 통해 사용자의 사용 패턴 등을 학습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과정이 생략되다 보니 비교적 빠른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또 사용자 개인의 기기 내에서만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정보 보안성도 좋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기획그룹장은 “향후 스마트폰이 AI의 가장 중요한 액세스 포인트일 것”이라며 “특히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1월 공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해당 기능 적용을 위한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미주총괄에서 개최한 ‘삼성시스템LSI 테크데이 2023’에서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Exynos) 2400’을 공개하고, 향후 스마트폰에 적용될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새로운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AI 성능이 14.7배 향상됐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에 이 엑시노스 2400과 더불어 AI 기능을 강화한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를 병행 탑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구체적인 기능과 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계속해서 연구하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대항마 애플 역시 내년 아이폰에 생성형 AI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애플이 이르면 내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아이폰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기술 개발을 위해 연간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AI 음성 비서 서비스 ‘시리(Siri)’와 메시지(Messages) 기능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사용자의 질문에 알맞게 답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 새 운영체제 iOS18과 애플리케이션 ‘애플 뮤직’(Apple Music)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지난달 4일 생성형 AI를 탑재한 신제품 ‘픽셀8’을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AP 텐서 G3칩이 들어갔는데, AI 및 머신러닝 처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픽셀8에는 자사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대화형 AI ‘바드’를 결합한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 서비스가 제공된다.
생성형 AI 시장은 향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기준 기업의 생성형 AI 솔루션 관련 지출액은 약 16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5년 간 생성형 AI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73.3%로, 2027년에는 지출액이 14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리투 조티(Ritu Jyoti) IDC 부사장은 “생성형 AI는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광범위한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