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결혼 포기합니다"…MZ 공무원에 무슨 일이 [스페셜 리포트]

입력 2023-11-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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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는 공무원들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20ㆍ30대 공무원 혼인율 13.3%p↓…해당 연령 취업자比 2배 넘게 감소
민간기업보다 낮은 임금ㆍ집값 폭등이 젊은 공무원 결혼 포기 원인

20·30대 공무원의 혼인율이 해당 연령 전체 취업자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과 가파르게 치솟은 집값 등이 젊은 공무원들의 결혼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란 분석이다.

본지가 5일 공직생활실태조사(한국행정연구원)·경제활동인구조사(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대 공무원의 유배우율(혼인율)은 2019년 42.7%에서 2022년 29.4%로 3년 새 13.3%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최종학교(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등) 졸업 전체 20·30대 취업자 혼인율이 41.8%에서 37.0%로 4.8%p 줄어든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성별로 보면 20·30대 남성 공무원 혼인율은 2019년 46.0%에서 2022년 32.0%로 14%p, 여성 공무원은 38.7%에서 28.7%로 10%p 하락했다.

전체 20·30대 남성 취업자의 경우 43.2%에서 37.5%로 5.7%p, 여성 취업자는 40.1%에서 36.4%로 3.7%p 줄어드는데 그쳤다.

해당 수치로만 보면 유독 20·30대 남성 공무원의 혼인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젊은 공무원의 혼인율 급감은 결혼에 대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 여건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임금 등 공무원 처우에서 잘 드러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인 민간임금 접근율은 2020년 90.5%, 2021년 87.6%, 2022년 83.1%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민간임금 접근율은 상용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사업체의 사무관리직 평균임금을 100%로 했을 때 공무원 임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보여준다.

하위직 공무원 일수록 임금 수준은 더 열악하다.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의 봉급액은 전년 대비 8만4300원 인상된 177만800원이다. 봉급액만 놓고 보면 월급 기준 최저임금(201만580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봉급액 외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9급 초임 공무원의 월평균 총보수액은 235만9080원으로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건강보험료·공무원연금·소득세 등을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200만 원 초반 정도다.

임금 인상폭도 최저임금에 비해 저조하다. 공무원 임금 상승률(전년대비)은 2019년 1.8%, 2020년 2.8%,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 상승률은 각각 10.9% 2.8%, 1.5%, 5.0%, 2.5%다.

임금 수준에 비해 가파르게 오른 집값 역시 젊은 공무원의 결혼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정부청사가 들어서 있어 공무원 밀집도가 높은 서울과 세종, 대전의 집값 상승이 유독 심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2019년 12월 131.7에서 2021년 10월 188.9로 4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종은 99.5에서 170.8로 71.7%, 대전은 114.4에서 166.2로 45.3% 각각 올랐다. 세 지역 모두 전국 평균 상승률(40.5%)을 웃돈다.

세종 관가에서 근무하는 20대 공무원은 “정부세종청사 이전 공무원들에게 주어진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이 2021년 7월 폐지되면서 내 집 마련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임금도 낮고 집을 살 수 있는 여건도 안되는데 결혼은 언감생심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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