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스마트공장에서 답을 찾다> ①보령
①보령 예산공장
②이연제약 충주공장
③시지바이오 향남공장
④대웅제약 오송공장
⑤JW생명과학 당진공장
충남 예산 응봉면 충서로. 대전~당진 고속도로 예산수덕사 나들목 인근 14만5097㎡(4만3900평) 부지에 보령의 핵심 생산시설 예산캠퍼스가 펼쳐진다. 1600억 원을 투자해 2019년 준공한 예산 스마트공장은 ‘1조 기업’을 향한 보령의 역작이다.
예산공장은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중앙 통로에 물류동과 생산동, 품질동이 연결된 스파인(SPINE) 구조다. 생산·포장·배송을 원스톱(One-Stop)으로 일괄 자동 처리할 수 있는 전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물류동에서 원료가 출고되면 알아서 생산동까지 이동하고, 완성된 제품은 다시 물류동에 자동 적재된다.
이 곳은 자체 통신 기능이 탑재된 설비에 권한을 위임해 스스로 작동하는 스마트공장이다. 공장 내에서 발생한 모든 데이터는 생산관리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과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등 생산·경영분야 시스템과 연동된다.
유은종 예산공장 공장장은 “스파인 구조는 생산량에 따라서 계속 확장이 가능하고, 여러 건물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라면서 “스마트공장에 걸맞게 작업자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때로는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우리만의 공장을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공장이지만 스마트공장이기에 생산인력 77명, 품질관리인력 56명 등 총 159명의 인력으로 운영된다. 보령은 생산조직과 품질조직을 완전히 분리하고, 품질조직에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위한 팀을 별도로 마련했다.
생산동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연면적은 약 2만8641㎡이다. 연간 내용고형제 8억7000만 정, 항암주사제 6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다.
보령은 2019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예산공장의 내용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2020년 초 항궤양제 ‘스토가’ 생산을 시작으로 ‘카나브 패밀리’ 등 간판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11월에는 항암주사제 생산라인도 GMP 승인을 받았다. ‘벨킨’을 시작으로 ‘젬자’, ‘옥살리틴’ 등 11품목이 만들어진다. ‘알림타’는 상업용 생산을 앞두고 허가용 배지를 생산 중이다.
내용고형제 생산시설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혼합, 타정, 코팅, 포장이 각 층을 거치며 진행된다. 전 과정이 클로즈드 시스템(Closed system)으로, 사람의 간섭을 없애고 제품의 오염을 근본적으로 방지한다. 생산된 완제품은 공장 안을 혼자 돌아다니는 무인지게차(LGV)로 완제품 물류창고에 입고된다.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아이솔레이터 시스템(Isolator System)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아이솔레이터는 작업자와 생산라인 사이 일종의 가림막으로 유해 성분이 직접 닿는 것을 막는다. 예산공장은 전 단계에 아이솔레이터를 설치해 작업자를 보호하고 있다.
항암주사제는 먼저 원료를 칭량해 조제액을 만든 후 무균 여과하고, 바이알은 세척과 함께 터널 멸균기를 사용해 섭씨 320도 이상의 고온으로 내외부의 미생물과 발열성 물질을 제거한다. 이 바이알에 조제액을 충전해 고무마개를 닫은 후 급속 냉각으로 동결건조한다. 고무마개로 닫힌 바이알은 알루미늄 캡으로 밀봉한다.
밀봉된 바이알은 외부에 묻어있을 수 있는 약액이나 이물질을 한번 더 세척한다. 이어 고화질 카메라로 바이알 내부에 이물이 없는지 자동 검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올해 초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EU-GMP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cGMP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인증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보령은 항암제 수출은 물론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인 보령은 항암제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반기 매출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한 항암제 사업부는 3분기에도 전년동기(423억 원) 대비 32.9% 고성장한 562억 원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은 3분기 누적 매출은 6284억 원으로, 올해 목표치인 8100억 원을 가뿐히 넘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