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한 달...휴전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 갈등 조짐

입력 2023-11-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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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규모로 시작해 확전 분위기로
이스라엘 “전쟁 계속할 것”
미국 “일시 중단하고 민간인 구해야”
“바이든 정부, 네타냐후 정권 실각 가능성 논의도”

▲가자지구에서 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건물 잔해를 살피고 있다. 가자지구(팔레스타인)/AP뉴시스
지난달 7일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한 달째로 접어들었다. 초반 내전에 가까웠던 전쟁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시작하면서 확전 분위기로 번지고 있다. 이란과 레바논 등은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일시중단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휴전도 교전 일시 중단도 모두 거부한 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박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자지구 최대 병원 지하에 하마스 근거지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는 중이다.

반면 이스라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은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하마스 재무장 등을 이유로 휴전에 반대하면서도 민간인 희생 문제와 인질의 완전한 구출을 위해 일시 중단을 점점 더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양국의 입장 차는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동 방문에서도 드러난다. WSJ에 따르면 지난주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일시 중단이 최선이라는 미국 측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일시 중단은 민간인을 보호하고 구호품을 전달하고 가자지구에서 외국인을 구출하는 데 중요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며 “동시에 이스라엘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은 영토 내 민간인 사상자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블링컨 장관에게 전쟁을 계속할 것이고 인질 석방을 포함하지 않은 일시중단은 거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기존 계획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피력했다.

특히 미국은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희생이 계속되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기준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후 가자지구에서만 최소 948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 사망자도 최소 39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난민 캠프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전혀 내켜 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직면한 문제는 비판론자뿐 아니라 가장 가까운 친구들로부터도 비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미국에서 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시위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실제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유럽 곳곳에선 지난 주말 휴전을 촉구하고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시위가 확산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와 네타냐후 총리 구속을 외쳤다. 갈등이 지속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모두 자국 내 정치적 압박까지 직면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가 네타냐후 정권의 실각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당시 네타냐후 총리에게 관련 사안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사실을 부인했다.

WSJ는 “중동 분쟁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장단기적으로 엇갈리고 있다”며 “이스라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길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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