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루피아, 필리핀 페소, 태국 바트, 추천 통화”
추가 긴축 여력 남은 데다 외환보유액도 충분하다는 평
블룸버그가 집계한 3개월 위험 반전 지표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가장 낮은 약세 위험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위안과 인도 루피, 말레이시아 링깃은 최근 30일 동안 변동성이 가장 낮은 환율을 유지한 통화로 분류됐다.
미국 노동시장이 냉각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신흥시장 통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CI EM통화지수는 지난주에만 0.9% 상승하면서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흥시장 중에서도 아시아가 주목받는 데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방어할 만큼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게다가 일부는 여전히 미국과의 금리 차를 좁히기 위해 긴축을 펼치고 있어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일 수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루피아 가치를 지지하는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필리핀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됐다고 예고했다.
웰스파고는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필리핀 페소, 태국 바트를 최선의 투자 선택지로 꼽았다. 브랜던 맥케나 웰스파고 신흥시장 투자전략가는“우린 좀 더 매파적인 중앙은행과 관련된 통화를 선호한다”며 “아시아는 향후 몇 달 동안 산타 랠리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NY멜론인베스트의 아닌다 미트라 아시아 거시 투자전략가는 “아시아는 환율 유연성이 충분하고 정책 시장에 완충 장치가 있으며 펀더멘털은 나쁘지 않다”며 “따라서 지금의 근본적인 성장 역동성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일으킨 취약성과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대표 신흥시장인 라틴아메리카 사정이 좋지 못한 점도 아시아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브라질과 칠레 등 주요국들은 최근 들어 금리를 계속 인하하고 있다. 8회 연속 동결했던 페루는 9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p)씩 금리를 내렸고 다음 회의에서도 인하가 유력하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주 금리를 3회 연속 0.5%p 인하하면서 다음 회의에 한 번 더 같은 규모의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리를 낮출수록 통화 투자 매력은 줄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중남미 통화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피닉스 칼렌 신흥시장 연구원은 “이런 상황은 해당 지역 통화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