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증시 변동성 완화를 위해 공매도 한시적 금지 카드를 꺼내 들자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주가 부양 기대감 커지고 있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대해 숏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주식 매수)이 발생하면 주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보다 5.85%(3800원) 오른 6만8800원에 마감했다. 호텔신라는 이달 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호텔신라의 시가총액(2조4059억 원) 대비 공매도 잔고는 1873억 원으로 7.79% 비중을 차지한다.
공매도 잔고 비중 2위(6.01)인 롯데관광개발도 전장 대비 7% 넘게 상승 마감했다. 이어서 SKC(3위·5.54%), 후성(4위·5.08%), 두산퓨얼셀(5위·4.72%),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9위·3.88%), 포스코퓨처엠(10위·3.84%)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여 있었다.
이들 종목에 공매도 금지 조치가 호재로 작용한 것은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인해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반등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SKC를, 코스닥 시장에서 HLB,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을 짚었다.
전날 금융당국은 임시 금융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를 결정했다.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를 제외하고 기존에 공매도가 가능했던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350개를 포함해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
관광, 이차전지 산업재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업종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산업재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이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대다수가 바이오텍으로 신약 개발 기업 특성상 실적에 따른 밸류에이션보다 수급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공매도 금지만으로 숏커버링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펀더멘털 훼손 이슈가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많이 증가했다"며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 또는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숏커버링으로 인한 반등은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숏커버링에 의해 상승한 종목들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개별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